시사1 장현순 기자 | 반도체는 국가 전략산업이고 전력은 그 산업의 생명줄이다. 그런데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외치면서 정작 전력망 구축 비용은 기업에 대거 부담시키려는 모양새다.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망 구축을 둘러싼 논란은 정부의 산업 육성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을 던진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호남 반도체 산단의 전력망 구축 비용 1조4000억원 가운데 특별법 지원이 없으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한전 몫은 20%뿐이다. 반도체 특별법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구축 비용의 50~100%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가 마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물론 기업이 사용하는 전용 전력망의 비용을 수요자가 부담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타당하다. 민간 기업이 얻는 편익을 국민 세금으로 무조건 보전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가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육성하는 사업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업의 투자만 독려할 게 아니라 전력과 용수 같은 핵심 인프라를 어떻게 확보하고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그간 이재명 대통령은 전력과 용수는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시사1 장현순 기자 | 셀프주유소에서 이뤄지는 ‘정액·정량 선택’ 기능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요 매스컴에서 이를 ‘꼼수 매출’로 표현하자 석유유통업계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논란의 핵심은 간단하다. 셀프주유소에서 ‘가득 주유’를 선택한 뒤 주유건이 자동으로 멈췄을 때, 소비자가 별도의 선택 없이 주유를 종료할 수 있음에도 화면에는 정액·정량 선택만 표시돼 추가 주유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은 분명 있다. 화면 구성이나 안내 방식이 직관적이지 않다면 개선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그 불편을 곧바로 ‘주유소의 꼼수 매출’로 규정할 수 있느냐다. 업계 설명에 따르면 정액·정량 선택 기능은 주유기 제조와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마련된 기능으로 주유소 사업자가 임의로 설정하거나 개입할 수 없다. 무엇보다 추가로 주유된 기름은 실제 소비자의 차량에 들어가고, 소비자는 그만큼의 대금을 지불한다. 여기서 매출과 이익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주유소의 판매대금에는 유류 매입원가와 세금, 카드수수료, 운영비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추가 주유로 발생한 매출 전부를 주유소의 부당이익이나 소비자 피해액으로 계산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시사1 박은미 기자 | “그 인사 문제는 이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건가요?” 요즘 취재 현장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한두 번 나온 말이 아니다. 새로운 현안이 쏟아질 때마다 앞선 논란이 빠르게 뒤로 밀려나는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이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 앞서 불거진 현 정부의 인사 논란이 대표적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선 과정에서 논란이 커졌고, 결국 두 후보자는 낙마했다. 국민적 공분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왜 이런 인사가 이뤄졌는지, 검증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다. 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청와대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반려됐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인사 실패에 대해 청와대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을 고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시민들이 기대한 만큼 분명하지 않았다.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것은 후보자의 낙마 자체만이 아니다. 더 큰 의문은 왜 낙마할 만한 인사가 애초에 청와대의 검증을 통과했느냐는 데 있다. 인사는 결국 시스템의 문제다
시사1 박은미 기자 | “무보수 봉사.”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방송에서 자신의 위원장직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연봉을 받지 않는다는 취지였고, 당시 방송에는 ‘월급과 차량 모두 거절’이라는 자막까지 붙었다. 그러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 예산 지급 내역을 들여다보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배현진 의원실이 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진영 위원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약 200만원의 직책수행경비를 지급받았고 별도의 업무추진비 카드와 해외출장에 따른 국외여비 및 수행인력 지원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배현진 의원이 문제 삼는 지점은 단순한 액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다. ‘연봉을 받지 않는다’는 표현과 실제 국가 예산 집행 사이에 국민이 혼동할 만한 간극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는 “국가 예산을 쓰는 기관의 장이 국민에게 없는 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보수’라는 단어의 정의다. 연봉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무보수라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국가 예산에서 매달 직책수행경비를 받고, 업무추진비와 출장비까지 지원받는다면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이를 흔히 말하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는 봉
시사1 박은미 기자 | 숫자가 심상치 않다. 2025년 말 기준 중국인이 국내에서 보유한 주택은 6만1439채다. 미국인이 보유한 주택은 2만3187채다. 중국인 보유 주택이 미국인의 3배에 가까운 셈이다. 캐나다는 6542채, 대만은 3392채, 일본은 1644채에 그쳤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 가운데 중국인 보유 규모가 가장 크다는 사실은 이제 외면하기 어려운 통계가 됐다. 더 주목할 대목은 증가세다. 경기지역에서 외국인이 소유한 주택은 2022년 말 3만1582채에서 지난해 4만2386채로 늘었다. 올해 1~7월 경기지역 외국인의 주택 매입 신고금액은 399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입액 2651억원을 넘어섰다. 비아파트로도 매입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외국인의 다세대주택 매입 신고금액은 올해 1~7월 162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입액 584억원의 약 2.8배에 달했다. 이쯤 되면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외국인 주택 보유가 계속 늘고 있는데 정부는 거래의 실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가. 특히 국내 주택시장에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한 중국인의 거래가 어떤 지역에서, 어떤 주택을 대상으로, 어떤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충분히 들여다보고
시사1 박은미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을 리터당 100원 내리기로 했다.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재정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이 대상이다. 고유가로 커진 귀성객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정작 주유소 업계에서는 반발이 나왔다.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은 공적 재원을 투입해 고속도로 주유소 가격만 낮추는 방식이 인근 일반 주유소와의 가격 경쟁에서 불공정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며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여기서 한번쯤 따져봐야 할 지점이 있다. 국민의 기름값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왜 또 다른 사업자의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가라는 문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리터당 100원 인하가 분명 반가운 혜택이다. 특히 추석처럼 이동량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라면 체감 효과도 있을 수 있다. 정부가 이번 정책을 내놓은 이유 역시 고유가 부담을 공공이 함께 분담하겠다는 데 있다. 하지만 주유소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속도로 주유소와 일반 주유소가 서로 다른 조건에서 영업하는 상황에서 특정 범위의 주유소에만 가격 인하가 적용되면, 주변 주유소는 가격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시사1 신정호 객원기자 | 통일부가 북한 평양시 강동군 병원에 의료장비 166종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지난 5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면제까지 받았고, 북한이 호응하면 곧바로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통일부의 논리는 이해할 만하다. 인도적 사업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을 위한 보건의료 지원을 군사적 긴장과 연계하지 않겠다는 원칙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그런데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 것은 ‘지금’이기 때문이다. 통일부가 의료지원 계획을 설명한 이날, 북한은 지난 12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과 합동타격훈련을 공개했다. 북한의 군사훈련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일부는 평양의 특정 병원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의료장비 지원 계획을 내놓았다. 더구나 사업은 아직 북한의 호응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통일부 스스로 “북측의 호응이 있을 경우”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북한이 아무런 호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는 왜 이렇게 서둘러 지원 준비를 하는가. 대북정책에서 원칙은 중요하다. 하지만 원칙만 반복한다고 정책의 설
시사1 장현순 기자 | 중대재해가 잇따른 뒤에야 정부가 조선소 현장을 찾아 안전관리체계 전면 쇄신을 촉구했다. 지난 7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하청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숨진 데 이어 엿새 뒤 군산조선소에서도 하청 노동자가 같은 유형의 사고로 사망했다. 반복되는 사고 앞에서 HD현대중공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 사고들은 새로운 위험이 갑자기 등장한 사례라기보다 조선업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작업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가 “중대재해 발생은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현장에서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대형 조선사로서 막대한 생산 역량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는 기본적인 관리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성과를 온전히 평가하기 어렵다. 더구나 두 사고 모두 하청 노동자에게 발생했다는 점은 원청의 책임 있는 관리가 충분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조선소 작업은 여러 협력업체와 노동자가
시사1 장현순 기자 | 포스코가 창사 58년 만에 첫 파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노조는 9일부터 48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고, 회사가 추가 협상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2차 파업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58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파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갖는 무게는 남다르다. 더 무거운 것은 노사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 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2.0% 인상과 일시금 400만원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받아들이기에는 간극이 크다. 서로가 처한 현실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노조 입장에서는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이유로 노동자의 몫까지 줄어드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을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관세 장벽으로 업황이 악화한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논리가 있다. 문제는 이 간극을 좁히는 과정이다. 파업은 노동자가 행사할 수 있는 중요한 권리다. 그러나 포스코처럼 국가 기간산업의 성격이 강한 기업의 생산 차질은 회사 내부의 문제에 그
시사1 김기봉 기자 | 기초연금 의무 지출액이 2030년 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23조1378억원 수준인 지출이 몇 년 사이 30조원을 넘는다는 것은 단순한 숫자의 증가로만 볼 일이 아니다. 고령인구가 늘고 복지 수요가 확대되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한번 늘어난 복지 지출은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국민적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기초연금만이 아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 국가 부담액은 2030년 37조8352억원, 건강보험 의무지출은 17조1899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사업 지출 역시 증가세가 예상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득·의료·돌봄을 아우르는 사회보장 지출이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다. 물론 노후 생활을 안정시키고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다. 특히 물가 상승과 노인인구 증가를 고려하면 기초연금 지급액을 현실화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복지 혜택을 확대하는 것과 재정이 이를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앞으로의 증가 속도다. 기초연금 지출은 2026~2030년 연평균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 국가 부담액은 같은 기간 연평균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