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 기자 |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여야 한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폭력은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위축시키고,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 그래서 정치인을 향한 테러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사회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수사기관 역시 신속하게 진상 규명에 나선다. 6·3 지방선거 당시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음료수 투척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사건은 선거운동 중 발생한 정치적 폭력으로 받아들여졌고, 정치권에서는 한목소리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경찰이 뒤늦게 자작극 가능성을 포함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어떤 결론도 예단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파장은 단순히 한 후보 개인에게 그치지 않을 것이다. 허위의 피해 사실을 만들어 선거에 활용했다면 이는 유권자의 판단을 왜곡하는 행위이자 공정한 선거 질서를 훼손하는 문제다. 실제 정치적 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신뢰마저 약화시키는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진짜 테러 사건에서도 “혹시 또 연출된 것 아니냐”는 불필요한 의심이 뒤따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
시사1 장현순 기자 | “AX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자(CEO) 교육에 참석해 직접 AI 서비스를 만들고 AI 에이전트를 개발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교육 참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인공지능 전환(AX)을 선언하는 기업은 많지만, 총수가 직접 실습에 나서는 사례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디지털 혁신은 종종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있다. 조직은 AI 도입을 외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기존 업무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고, 새로운 기술은 일부 전담 부서의 과제로만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경영진이 변화의 필요성을 몸소 보여주는 것은 조직 전체에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자연어만으로 코드를 구현하는 ‘바이브 코딩’을 활용해 AI 서비스를 제작한 점은 상징적이다. AI 시대에는 개발자만이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와 일반 직원 모두가 도구를 이해하고 업무에 접목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롯데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에이전트 교육을 확대하고, 생성형 AI 도입과 해커톤 개최까지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복 업무를 AI에 맡기고 사람이 더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시사1 김기봉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시는 즉각 환호했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5% 넘게 급등했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돌아왔다. 전쟁 기간 내내 한국 경제를 짓눌렀던 국제유가 급등 우려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험이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난 것이다.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국가다. 이번 전쟁이 장기화됐다면 유가와 환율, 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3고(高) 충격’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을 흔들 수 있었다. 종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뉴스다. 하지만 시장의 표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코스피는 급등했지만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여전히 역사적 고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복귀하지 못했고,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이 안도는 하고 있지만 안심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 이번 전쟁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은 더 이상 경제지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동의 군사 충돌 하나가 국제 유가를 흔들고, 물가를 자극하며, 각국 중
시사1 김기봉 기자 | 코스피 8000 시대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갈린다. 한쪽에서는 한국 경제의 재평가가 시작됐다고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실물경제와 괴리된 자산시장 버블을 우려한다. 이런 상황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혁신의 노력을 하지 않을 때 그런 우려가 나온다”며 버블론에 선을 그었다. AI와 그린 전환, 청년 창업, 센서 산업 육성 등을 통해 증시 상승을 뒷받침할 구조개혁과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다. 문제는 시장이 듣고 싶은 것이 ‘비전’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주가는 기대를 먹고 오르지만, 결국 실적과 성장성으로 평가받는다. 코스피가 8000까지 올랐다면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묻는다. 지금의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만큼 기업 이익이 늘어날 것인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반등할 것인가. 새로운 먹거리는 실제로 만들어지고 있는가. 구 부총리는 “초과 세수가 더 생길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성장 투자로 연결하고, 한국형 국부펀드 조성까지 검토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수많은 산업 육성 계획과 미래 전략을 들어왔다. 중요한 것은 발표가 아
시사1 김아름 기자 | 한때 청년 실업은 “취업 준비생이 많다”는 말로 설명됐다. 스펙을 쌓고, 시험을 준비하고, 면접을 기다리는 청년들이 노동시장 밖에 머무는 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통계는 조금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제는 “취업 준비 중”이라는 말 대신 “그냥 쉰다”는 청년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후반 비경제활동인구는 78만4000명으로 늘었다. 특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었음’ 상태에 있는 청년은 22만8000명에 달했다. 단순히 취업이 늦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노동시장 자체에서 멀어지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 우려스러운 건 이 현상이 경기 침체기 일시적 충격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청년 인구는 줄고 있는데 경제활동 참가 인구 감소 폭은 더 크다. 기업들은 경력직을 선호하고 공개채용 대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에게 요구되는 경험과 역량의 문턱은 높아졌지만, 정작 첫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결국 청년들은 취업 준비를 반복하다 지친다. 취업 시장 안에서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도전 자체를 멈춰버리는 것이다. “쉬었음”이라는 표현은
시사1 박은미 기자 | 정치권이 또 기업을 향해 손가락질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스타벅스다. 일부 여권 인사들은 스타벅스의 행사와 마케팅, 사회적 메시지 등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공개 압박에 나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 자체는 낯설지 않다. 다만 그 잣대가 과연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치권이 기업에는 유독 엄격하다. 작은 표현 하나, 마케팅 문구 하나에도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며 공개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 여론몰이가 시작되면 기업은 결국 고개를 숙인다. 소비자 눈치를 봐야 하고, 정권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에게 향하는 의혹에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여권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의혹이 제기돼도 “정치 공세”, “가짜뉴스”, “상대 진영 프레임”이라는 말만 반복된다. 구체적 자료 공개나 책임 있는 설명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최근 선거판에서는 후보 개인의 과거 이력, 금전 관계, 법인 운영 문제 등 적지 않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여권은 기업을 향해 보여주는 수준의 엄격함을 자당 후보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 도덕성과 공공성을 요구하는 기준이 상황에 따
시사1 윤여진 기자 | 정치는 늘 말의 무게를 시험받는다. 특히 야당 시절 쏟아냈던 언어는 집권 이후 가장 먼저 되돌아오는 검증대다. 최근 법정에 선 김건희 여사의 ‘쥴리 의혹’ 공방과 일본 교과서 왜곡 논란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장면도 결국 그것이다. 한때 정치권을 뒤흔들었던 의혹과 분노는 정권이 바뀌자 놀라울 만큼 조용해졌다. 김건희 여사는 법정에서 “쥴리 의혹은 모두 거짓”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해당 이름을 사용한 적도 없고, 6년째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당시 야권을 필두로 해당 의혹은 단순한 인터넷 괴담 수준을 넘어 정치권의 핵심 공격 소재였다. 유튜브와 SNS, 거리 유세와 방송 토론에서까지 반복 재생산됐다. “국민이 알아야 할 검증”이라는 명분도 붙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정권은 바뀌었고, 지금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꺼내드는 집권당 정치권 인사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의혹 제기가 허위인지 아닌지는 결국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단 분명한 것은, 과거 그토록 거세게 타오르던 정치적 분노가 지금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잦아들었다는 사실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비슷하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거리 집회와 단식
시사1 윤여진 기자 |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국면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좋아요’를 반복적으로 누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정치적 의미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공식적인 발언이나 선거 개입과는 거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직 대통령의 온라인 활동은 일반 정치인과는 다른 무게를 갖는다. 특히 해당 행동이 특정 후보에 대한 사실상의 호응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선거 국면에서는 그 자체로 강한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시기 민주당의 상징적 지도자였고, 여전히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따라서 그의 사소한 온라인 반응조차 특정 후보에게는 ‘정치적 지지’로, 상대 진영에는 ‘불공정한 영향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더욱이 이번 선거는 이미 민주당 지지층 내부의 분화 양상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참여정부와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조국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우호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정치적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전직 대통령에게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전면
시사1 김아름 기자 | 공항 주차장은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다. 해외여행객과 방문객이 처음 마주하는 공공 서비스의 얼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공간의 85% 가까이가 직원과 관계자들에게 정기 주차권 형태로 사실상 선점돼 있었다는 사실은 적잖은 충격을 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 전체 주차면 3만6971면 중 3만1265건에 달하는 정기 주차권을 발급해왔다. 발급 대상은 직원과 자회사, 입주기관까지 광범위했다. 문제는 이 규모가 ‘업무 필요’의 수준을 넘어 사실상 공공 자원의 사적 점유처럼 비칠 정도라는 점이다. 더 심각한 대목은 관리 부재다. 한도 설정 없이 희망자에게 발급했고, 사용 실태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공공기관 운영 원칙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출퇴근용으로 발급된 주차권이 휴가나 개인 용도로 사용된 사례까지 다수 확인됐다. 공항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는 단순한 편의 남용을 넘어선 문제다. 결과적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이용객에게 돌아갔다. 터미널 인근 주차장은 부족해지고, 이용자는 더 먼 거리의 주차장을 찾아 헤매야 했다. 공공시설이 ‘내부자 중심 구조’로 굳어질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왜곡이다. 이번
시사1 박은미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작은 도시의 시장 한 명이 던진 충격은 결코 작지 않다. 에일린 왕 아카디아 시장이 중국 정부를 위한 선전·영향력 공작에 가담한 혐의를 인정하고 사임한 사건은 단순한 지방 정치인의 일탈이 아니다. 중국이 얼마나 집요하고 장기적인 방식으로 해외 정치권과 지역사회에 침투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더 주목해야 할 대목은 중국 당국이 왕 시장을 ‘정치적 스타’로 육성하려 했다는 미국 검찰의 판단이다. 단순히 기사 몇 건을 올리는 수준이 아니라 지방 권력 구조 안으로 영향력을 심고, 친중 인사를 키워 정책 결정 과정까지 접근하려 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왕 시장은 중국 측 지시에 따라 기사를 게시하고 성과를 보고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드러났다. 문제는 이런 일이 미국에서만 벌어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 역시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산업·문화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지방정부 교류와 기업 투자, 유학생·교민 사회, 온라인 플랫폼 등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통로도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적 간첩 활동보다 여론전과 정보전, 온라인 선전 활동이 더 교묘해지고 있다. 특정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