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주도하던 질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가 독자 AI 칩과 초거대 모델을 앞세워 ‘탈엔비디아’ 흐름을 본격화하면서 AI 패권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신호탄은 구글이 쐈다. 구글은 최신 모델 ‘제미나이3’와 7세대 TPU ‘아이언우드’를 공개하며 엔비디아에 정면 도전했다. 특히 모델 개발 전 과정에 엔비디아 GPU를 쓰지 않았다는 점은 시장의 기존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다. 메타와 앤스로픽 등이 TPU 대규모 도입을 검토하거나 계약하며 ‘엔비디아 일극 체제’는 점점 흔들리고 있다. 아마존도 최신 칩 ‘트레이니엄3’를 내놓으며 AI 모델 운영 비용을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과 아마존이 수년간 자체 칩 개발을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라, 칩·데이터센터·생태계를 통째로 재구성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반면 오픈AI는 내부적으로 ‘코드 레드’를 발동하며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구글 제미나이3, 앤스로픽 ‘클로드 오퍼스 4.5’, 중국 딥시크의 신모델 등 경쟁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GPT의 시장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
한화시스템이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제조 기지인 ‘제주우주센터’를 준공했다. 단순한 시설 완공 이상의 의미다. 그동안 정부 중심으로 추진돼온 한국의 우주개발 구조에 민간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제주우주센터는 3만㎡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와 최신 생산·검증 설비를 갖춘 본격적인 민간 우주 제조 인프라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위성의 설계·조립·시험·검증까지 민간이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완결형 체계’가 구축된 셈이다. 이는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우리가 더 이상 우주 기술의 주변부에 머물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우주 산업은 국가 안보, 첨단 기술, 미래 성장동력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 산업이다. 미국의 스페이스X, 유럽의 에어버스, 일본의 민간 위성기업들이 국가 우주 전략의 핵심 축이 돼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제 우리나라도 한화시스템과 같은 민간 기업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에서 이번 센터 준공은 그 의미가 크다. EKS 민간 인프라 구축만으로 우주산업 경쟁력이 단번에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 지속적
쿠팡에서 전 국민 규모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과거부터 이어진 보안 부실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 사고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 통제와 관리 체계가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쿠팡은 배달원 정보 노출, 판매자 시스템 오류, 앱 업데이트 실수 등 여러 차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바 있다. 대부분 외부 해킹이 아니라 내부 시스템 관리 실패에서 비롯된 사고였다. 이번 사건에서는 퇴사 직원이 장기간 방치된 인증키를 활용해 5개월간 고객 정보를 빼갔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권한 관리조차 작동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쿠팡은 사고마다 책임을 모호하게 설명하며 근본 대책 마련에는 미흡한 태도를 보여 왔다. 수백억 원의 정보보호 투자액을 강조하기보다 실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전면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부와 규제 당국도 반복적 사고 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기업들이 책임 있게 개인정보를 관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는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쿠팡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뢰 회복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규모가 당초 발표된 4500개에서 3370만 개로 급증했다. 유출 자체도 심각하지만, 초기 파악과 대응이 부실해 사태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렸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이름, 이메일, 주소, 연락처 등 생활 밀착형 정보가 대량으로 노출된 만큼 스미싱·피싱 등 2차 피해 우려도 크다. 결제 정보가 포함되지 않았단 설명만으론 방어막이 될 수 없다. 특히 기업의 기본 역량이라 할 수 있는 탐지·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정황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기업 규모를 감안하면 이번 사태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관리 체계 전반의 구조적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쿠팡은 뒤늦은 사과와 기술적 보완에 그칠 게 아니라, 유출 경위와 내부 통제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관계기관 또한 강도 높은 조사와 개선 요구를 통해 재발 방지를 이끌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개인정보 보호는 기본 신뢰의 토대다. 쿠팡은 이번 사태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구조적 보안 체계를 근본부터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캐나다 산업부 장관이 25일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찾았다. 이는 단순한 기업 방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캐나다 고위 인사가 현장을 찾았다는 점은 K조선에 실질적인 기회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고리로 HD현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선 및 함정 건조 역량을 이미 입증했다. 연간 200척 이상의 상선 건조 능력, 106척의 함정 건조 실적, AI·디지털트윈 기반 첨단 기술력 등은 단순한 생산 능력을 넘어 미래 조선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정부와 산업계의 후속 대응이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최대 60조원 규모에 달하고, 캐나다 해군의 미래 전력 구상과 직결되는 전략적 사업이다. 이 대형 프로젝트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조선·방산·AI·에너지 등 복합 산업을 아우르는 ‘산업 외교’가 긴밀히 작동해야 한다. 단순히 기업 차원의 경쟁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외교 지원, 제도적 협력 틀 마련, 기술·안보 협력체 구축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캐나다 장관의 이번 방문은 신호탄일 뿐이다. 국내 조선업이 다시 한번 글로벌
삼성전자가 24일 향후 5년간 45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평택을 중심으로 한 생산라인 증설과 AI 수요 대응을 위한 메모리 투자 확대,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업 강화까지 삼성이 제시한 청사진은 단순한 기업의 투자 계획을 넘어 국가 산업 전략의 핵심 축으로 읽힌다. 국내 제조업이 구조적 둔화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결단은 산업 생태계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번 투자는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중심으로 재편되는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다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시도다. AI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은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으며, 주요 경쟁국은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보조금과 규제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선택은 기술 자립을 강조해온 정부 정책과도 맥을 같이한다. 삼성전자가 AI 시대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대규모 결단을 내린 것은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제 중요한 것은 ‘투자 발표’가 아니라 ‘실행력’이다. 기술 확보, 글로벌 협업, 공급망 안정화, 미래 인재 양성 등 어느
최근 몇 년간 ‘K컬처’란 이름 아래 한국의 대중문화는 전 세계를 휩쓸었다. 그 이면에서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영향력을 확장해 온 또 하나의 흐름이 있다. 바로 한국 문학, 즉 ‘K문학’의 세계화다. 과거 일부 문학상 수상 소식에 그치던 관심은 이제 주요 서점가에 한국 소설 코너가 따로 마련될 정도로 일상화됐다. 무엇이 이 변화를 이끌었을까? K문학 세계화의 원동력은 특정 요인 하나가 아닌,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먼저 원동력은 단연코 한국 작가들의 보편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서사에 있다. 한국 사회는 압축적인 근대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개인과 사회의 갈등, 인간 소외, 연대 의식 등 인류 보편의 주제를 치열하게 다뤄왔다. 이러한 주제 의식은 국경과 문화를 넘어 세계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정서인 ‘한(恨)’이나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한 섬세한 심리 묘사는 서구 문학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갔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것은 이러한 매력이 주효했음을 입증한다. 다음은 정교하고 활발한 번역 시스템의 구축이다. 과거 한국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다시 한번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찾아온 유례없는 ‘슈퍼 사이클’은 한풀 꺾였지만,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산업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그리고 기술 초격차 유지라는 삼중고를 직면했다. 정부는 ‘K반도체 벨트’ 조성, 세제 지원 확대 등 산업 육성책을 내놓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국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반도체 과학법’을 통해 막대한 보조금을 풀고 있고, 일본과 유럽연합(EU) 역시 자국 내 생산 능력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 정부도 선제적인 지원책으로 기업들의 투자 리스크를 줄여줄 필요가 있다. 기회는 분명히 있다.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외부의 파고를 넘어, 메모리 중심에서 시스템 반도체로의 균형 있는 발전과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내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반도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이익을 넘어 국가의 미래가 달린 전략 자산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민관이 하나 되어 지혜를 모아야 할 중대한 시점이다.
2025년 하반기를 지나는 한국경제는 ‘투자 빙하기’라는 암울한 현실에 직면했다. 고금리 장기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그리고 내수 부진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기업들의 투자 심리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혁파와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언급한 긍정적인 경제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나 신규 설비 투자 계획은 줄줄이 연기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이는 일자리 창출 둔화로 이어져 사회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기업 투자가 위축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경직된 노동 규제와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 기업 활동을 옥죄는 규제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투자처를 물색하던 기업들이 국내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 엑소더스’ 현상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정부는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규제 프리존’ 확대, 세제 지원 강화 등 다양한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단 정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17일 한국의 10대 주력 수출업종 중 절반이 이미 중국에 경쟁력을 추월당했으며, 5년 후인 2030년에는 모든 업종이 뒤처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발표했다. 현재 한국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 반도체, 조선, 바이오 등 5개 업종마저 역전될 것이라는 경고는 한국경제의 위기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는 ‘추월 위기’가 아닌 ‘이미 상당수 추월당했거나 턱밑까지 쫓긴 현실’을 시사해서다. 최근 한미 간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를 약속하는 등 긍정적 소식도 없지 않다. 단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중국의 맹추격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기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규제를 혁파하는 것이라 말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경직된 규제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뿐이다. 한국경제가 직면한 위기는 특정 산업이나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가 총력전의 자세로 민관이 ‘원팀’이 되어 대응해야 할 과제다. 규제 완화, 효율적인 재정 집행, 그리고 미래 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