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 기자 | “당대표랑 싸우듯 민주당과 싸웠으면 대통령 탄핵이 됐겠나, 당이 이 꼴이겠나.”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이 한마디는 지금 보수진영 내부를 가장 정확하게 찌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장동혁 대표를 둘러싼 당내 사퇴 압박과 계파 갈등, 그리고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단순한 감정 섞인 반박이 아니라 현재 국민의힘의 민낯을 드러낸 지적에 가깝다.
실제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좀처럼 수습 국면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당은 여전히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 매몰돼 있고, 지방선거를 불과 40여 일 앞둔 시점에도 민생이나 대안보다 내부 권력투쟁이 더 크게 부각된다.
김민수 최고위원의 말처럼 당대표를 향한 칼끝만큼 민주당을 향한 견제와 전략이 있었다면 지금의 상황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장동혁 대표를 향해 연일 사퇴를 요구하는 중진들의 목소리는 분명 정치적 책임론이라는 명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보기엔 그 책임론조차 ‘당을 살리기 위한 고민’보다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라는 오래된 싸움처럼 비친다.
특히 주호영 의원의 공개 저격은 상징적이다.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라”는 말은 정치권에서 가장 날카로운 퇴장 압박이다. 그러나 그 말은 되레 국민의힘 전체를 향한 질문이기도 하다. 과연 지금 물러나야 할 사람이 장 대표 한 사람뿐인가.
김민수 최고위원이 언급한 “당의 그늘에서 곱게 크신 영감님들”이라는 표현은 거칠지만, 적지 않은 당원들이 느끼는 답답함을 대변한다. 위기 때마다 등장해 훈계하고 책임을 묻지만, 정작 위기의 구조를 만든 사람들은 늘 책임 밖에 서 있다는 인식이다.
단 김민수 최고위원의 발언이 모두 해답은 아니다. 장 대표를 지키는 것만으로 당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현재 국민의힘의 문제는 특정 개인의 거취가 아니라, 누구도 국민에게 미래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지지율은 창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방선거 전망도 밝지 않다. 민주당은 정권을 잡았고, 국민의힘은 여전히 과거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내부 총질을 멈추자는 말은 맞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왜 국민이 등을 돌렸는지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다.
김민수 최고위원의 일갈은 통쾌하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통쾌함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싸움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지적은 옳다. 문제는 이제 그 싸움을 멈출 시간이 이미 너무 늦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