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기봉 기자 | 요즘 청년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열심히 살아도 빚만 남는다”는 자조다. 과장이 아니다. 한국은행 통계는 이미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자산보다 빚이 많고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는 ‘고위험 가구’ 세 집 중 한 집이 2030 청년층이라는 사실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래 세대의 경제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청년들은 ‘영끌’이라는 단어로 설명됐다. 치솟는 집값 속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 자산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지금 아니면 평생 기회가 없다”는 불안이 사회 전반을 지배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식자 상황은 급변했다. 자산은 줄고 빚은 남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취업시장 역시 청년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취업자 증가세는 둔화됐고 ‘쉬었음’ 상태의 청년은 빠르게 늘고 있다. 소득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 부채 부담까지 커지면서 일부 청년들은 다시 고위험 투자로 눈을 돌린다. 손실을 만회하려는 선택이지만, 이는 또 다른 위험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정치권은 이런 현실 앞에서 여전히 익숙한 장면을 반복한
시사1 김기봉 기자 | 중동 사태가 터지자 시장은 냉정했다. 그리고 그 충격은 유독 한국에 크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공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사태 발발 이후 9거래일 동안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4.1%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한국 증시는 12.1% 하락해 미국(3%), 독일(0.8%), 영국(5.2%)보다 훨씬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는 ‘한국만 더 흔들리는’ 장면이 또다시 재현된 셈이다. 표면적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은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서 들여오고, 그중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중동 리스크가 곧 한국 경제 리스크로 직결되는 구조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한 에너지 의존도를 넘어선다. 외국인 자금 흐름에 지나치게 민감한 금융시장 구조, 수출 중심 산업 의존, 지정학적 충격에 취약한 산업 포트폴리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 시장은 글로벌 불안 국면마다 ‘위험자산의 전형’처럼 움직인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 한국이 먼저 반응하고, 더 크게 흔들리는 이유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앞으로다. 한국은행은 중동 갈등 장기화 시 은행 자본 건전성이 악화하
시사1 박은미 기자 | 박형준 부산시장이 국회 본관 앞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삭발했다. 정계 입문 이후 처음이라는 결연한 행동이다. 그는 “정쟁의 벽 앞에서 독한 마음으로 부닥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음을 절감했다”며 “부산 시민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삭발한다”고 말했다. 부산특별법 지연을 두고는 “지역 차별”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정치인의 상징적 행동은 메시지를 강화한다. 삭발은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방식 가운데 하나다. 합리와 논리를 강조해 온 정치인이 스스로 ‘자해적 행위’라고 표현했던 방식까지 택했다는 점에서 절박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그러나 부산 시민들이 떠올리는 장면은 꼭 이번 삭발만은 아닐 것이다. 불과 3년 전, 부산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서 예상과 크게 빗나간 결과를 받아들었다. 182개국 투표에서 부산은 29표에 그쳤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119표를 얻으며 승부는 1차 투표에서 끝났다. 역전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실망은 컸다. 당시 정부는 예측이 빗나간 데 대해 사과했고 실패 원인을 복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정보력 부재, 판세 분석의 정확성, 뒤늦은
시사1 김기봉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10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일이다. 숫자 하나가 바뀌었을 뿐이지만 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환율 급등은 국내 요인보다 외부 충격의 성격이 짙다. 중동 전쟁 격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달러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선 흐름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한국 경제의 체력이 갑자기 약해졌다기보다, 글로벌 불안이 커질 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구조가 다시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환율 상승 자체보다 ‘지속성’이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기업 비용과 소비자 물가를 동시에 압박한다. 이미 국제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환율까지 오르면 에너지 가격 충격은 배가된다. 결국 기업 수익성 악화와 실물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약 2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하며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재정 대응만으로 환율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지금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단기 처방보다 위기 관리의 일관성과 신뢰다. 환율은 경제의 체온계라고 한다. 151
시사1 윤여진 기자 |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검찰 송치 의견을 받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탈당을 선택했다. 그는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며 “반드시 무고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반복돼 온 익숙한 장면이다. 논란이 커지면 탈당을 통해 당과 거리를 두고, 개인 문제로 축소하려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히 ‘당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단’으로 보기 어렵다. 탈당은 책임의 시작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책임을 흐릴 수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장경태 의원은 성추행 혐의뿐 아니라 피해자 신원 노출 등 2차 가해 의혹까지 받고 있다. 수사심의위원회가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송치 의견을 낸 상황은 최소한 사안의 중대성을 공적으로 인정한 절차적 판단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장경태 의원은 혐의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나 국민을 향한 사과보다 ‘억울함’과 ‘무고 입증’에 방점을 찍었다. 물론 정치인도 무죄추정 원칙의 적용을 받는다. 법적 판단은 법정에서 가려져야 한다. 그러나 국회의원에게 요구되는 기준은 법적 유·무죄만이 아니다. 공적 권력을 가진 인물로서의 윤리적 책임과 사회적 신뢰가 함께 따라야 한다. 더 큰
시사1 김기봉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움직이지 않았다. 숫자만 보면 평범한 동결 결정이지만, 이번 결정의 핵심은 금리가 아니라 ‘전쟁’이었다. 연준은 기준금리 발표문에 처음으로 중동 전쟁의 경제적 영향을 명시했다. 통화정책 문서에 지정학적 충돌이 직접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의 경제 환경을 상징한다. 물가와 고용이라는 전통적 변수만으로는 정책 방향을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연준이 직면한 딜레마는 분명하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지만,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은 금리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금리를 올리면 경기 부담이 커지고, 내리자니 물가 자극 위험이 남는다. 결국 연준은 ‘기다림’을 선택했다. 점도표에서도 변화가 읽힌다. 금리 인상 전망은 사실상 사라졌고, 내부 논쟁의 축은 이제 ‘언제 내릴 것인가’로 이동했다. 다만 그 시점을 누구도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이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정치 변수 역시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 임기 종료 이후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가
시사1 김기봉 기자 |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렸다. 9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자 KOSPI는 장중 7% 넘게 급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기술주도 9% 안팎 하락하며 시장 불안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일본 증시 역시 닛케이 225가 6% 이상 밀리며 아시아 금융시장이 동반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은 언제나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온다. 하지만 이번 급락을 단순히 ‘외부 충격’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국 증시의 반응 속도와 낙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국내 시장이 과도하게 흔들리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여전히 취약한 구조다. 한국경제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이 곧바로 물가·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른바 ‘3고(고유가·고물가·고환율)’ 압박이 시작되는 순간 기업 비용 부담과 소비 위축 우려가 동시에 커진다. 증시는 이를 선반영하며 급격히 하락한다. 문제는 금융시장 내부의 체력도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 속에서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자금
시사1 박은미 기자 | 최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참으로 가증스러운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비판이었다. 야당 정치인이 정부와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 자체는 낯설지 않다. 단 그 비판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한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 문제는 권영세 의원이 그 책임 논란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됐다. 올해 초 한동훈 전 대표가 ‘당원게시판 여론 조작’ 혐의로 전격 제명되자 당내에서는 징계 형평성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당시 일부 당 관계자들은 “한동훈이 제명이면 대선 후보를 새벽에 교체하려 했던 권영세·권성동 의원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특정 인사에게만 가혹한 기준을 적용한 것 아니냐는 ‘표적 징계’ 비판이었다. 당 혁신 논의에서도 권영세 의원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지난해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안철수 의원은 대선 후보 교체 시도의 중심에 있었던 이른바 ‘쌍권’(권영세·권성동)에 대한 인적 쇄신을 언급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반발 속에 혁신 논의는 시작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멈췄다.
시사1 윤여진기자 | 국제 유가가 출렁일 때마다 반복되는 논쟁이 있다. 기름값은 왜 이렇게 빨리 오르고, 왜 이렇게 늦게 떨어지느냐는 질문이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유업계를 향해 던진 메시지는 그 오래된 의문에 대한 정치권의 가장 강한 답변 중 하나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유업계의 담합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국민 중대범죄”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순한 유가 점검 지시를 넘어 기업의 시장 교란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발언이다. 대통령의 한마디는 무게가 다르다. 특히 특정 산업을 겨냥한 발언이라면 그 파장은 시장 전체로 번진다. 실제로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된 직후 정유업계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확산됐다는 전언도 나온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정부가 시장 질서를 직접 점검하겠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발언은 국내 유가 정책의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하다. 국제 정세를 이유로 가격 인상이 정당화되는 과정에서 시장 교란이나 담합이 있었다면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뜻이 분명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시사1 윤여진 기자 |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이 결국 군사 충돌로 이어지면서 국제 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두 나라의 충돌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세계 경제와 안보, 외교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중동에서 시작된 불안정은 이미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난 신호는 국제 유가다. 세계적인 산유국인 이란이 중동 원유 수출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에너지 시장이 즉각 반응하고 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은 국제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요충지다. 이란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뒤 실제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일부 선박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봉쇄할 경우 국제 유가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에너지 공급 차질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미 글로벌 경제가 고금리와 고물가 속에서 완전한 회복력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1970년대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파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군사적 긴장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