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국의 ‘시한 정치’, 통합을 말하며 압박부터 하나

시사1 윤여진 기자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합당 여부를 2월 13일까지 명확히 밝히라고 못 박았다. 답이 없으면 합당은 없고, 선거연대 여부도 선택하라는 요구다. 통합을 말하면서 꺼내 든 방식은 설득이 아니라 ‘시한부 압박’에 가깝다.

 

정치적 통합은 속도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더구나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여당의 합당 결정은 더욱 그렇다. 지도부 판단뿐 아니라 당내 의견 수렴, 당원 여론, 국정 운영과 향후 선거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조 대표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공개적으로 기한을 설정해 답을 요구하는 방식은 통합의 진정성보다 정치적 계산이 앞섰다는 인상을 준다.

 

조국 대표는 민주당 내부 논의를 ‘권력투쟁’으로 규정하며 자신과 조국당이 이용당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여당이 중대한 당의 진로를 놓고 숙의 과정을 거치는 것을 권력 다툼으로 단정하는 시각은 지나치게 단선적이다. 합당은 어느 한쪽의 결단을 재촉해 성사되는 이벤트가 아니라, 정치적 책임과 부담을 함께 나누는 구조적 선택이다.

 

특히 ‘합당 아니면 선거연대, 그것도 아니면 각자도생’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요구는 조국당의 전략적 셈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택지를 좁혀 여당을 압박함으로써 유리한 지형을 만들겠다는 계산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통합을 이야기하지만 협상의 문법은 연대보다는 압박에 가깝다.

 

조국 대표는 밀약설과 지분 논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말보다 방식이 더 많은 것을 말한다. 시한을 제시하고 공개적으로 선택을 강요하는 순간, ‘조건 없는 통합’이라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잃는다. 집권여당이 내부 합의를 위해 시간을 들이는 것을 ‘무례’로 치부하는 태도 또한 통합의 언어와는 거리가 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행보는 민주당을 재촉하기보다 오히려 경계하게 만든다. 통합을 제안하면서도 상대의 숙의와 책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동행의 요청이 아니라 조건부 통보다.

 

정치적 통합은 힘으로 밀어붙일수록 균열을 남긴다. 조국 대표가 진정으로 범여권 통합과 선거 승리를 원한다면, 시한부터 내세우는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통합을 말하며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조국 정치의 성숙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