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사형 구형 여론이 던지는 무거운 질문

최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특별검사가 사형을 구형한 것을 두고, 국민 10명 중 6명이 “적절하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리얼미터, 에너지경제신문 의뢰) 결과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전직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를 넘어, 헌정 질서 훼손 행위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어떤 수준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사형 구형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58%를 넘었다는 점은 전례 없는 결과다. 특히 전직 대통령이라는 상징성과 사형이라는 최고형이 맞물린 사안임에도, 다수의 국민이 엄중한 법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지위가 높을수록 책임도 무거워야 한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역별로 일부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사형 구형을 지지하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점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이는 정치적 진영 논리를 넘어 헌정 파괴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일정 수준 형성돼 있음을 시사한다.

 

단 이와 동시에 사형제 존폐 문제는 여전히 신중하게 다뤄져야 할 과제다. 사형제 유지를 지지하는 응답이 60%를 넘었다고 해서, 여론의 방향이 곧바로 형벌 정책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사형은 되돌릴 수 없는 형벌이며, 인권과 국가 권력의 한계를 둘러싼 오랜 논쟁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여론은 존중돼야 하지만, 사법 판단은 여론과 분리된 냉정한 법리와 증거에 기초해야 한다는 원칙도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사형 구형 자체의 적절성보다도,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범죄에 대해 국민이 얼마나 강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든, 그 결론은 철저히 법과 절차에 따라 내려져야 하며 정치적 고려나 여론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동시에 정치권과 사회는 이 사안을 특정 인물의 처벌 문제로만 축소해서는 안 된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점검하고, 권력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 더 본질적인 과제다. 국민이 던진 질문은 분명하다. “권력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이제 그 답을 제도로 보여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