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아름 기자 |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1심 선고를 생중계하기로 했다. 전직 대통령 재판의 공개 중계는 이번이 세 번째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익숙해진 장면 같지만, 그 무게는 여전히 가볍지 않다. 법정이 단순한 재판 공간을 넘어 ‘역사의 현장’이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법원은 사회적 관심과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들었다.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체포영장 집행 방해, 계엄 절차 왜곡, 허위 선포문 작성과 폐기까지. 혐의 하나하나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 헌정 질서와 공권력 행사 방식의 근간을 건드린 사안이다. 이 재판은 한 전직 대통령의 유무죄를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권력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묻는 자리다.
생중계는 불가피한 선택이자 불편한 선택이다. 법정 공개는 사법의 투명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재판이 여론의 무대가 되는 위험도 안고 있다. 판결문보다 표정과 장면이 먼저 소비되고, 법리보다 감정이 앞설 수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문을 열기로 한 것은 ‘보여주는 사법’이 지금 이 사건에서는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고 중계 역시 논란 속에서 결정됐다. 그때마다 법원은 예외적 판단임을 강조했지만, 예외는 반복되며 하나의 기준이 됐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 그리고 헌정 질서를 흔든 혐의 앞에서 사법부는 더 높은 수준의 설명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은 특히 ‘권력의 저항’이라는 상징성을 띤다. 현직 권력이 수사와 체포에 어떻게 맞섰는지, 법과 제도가 그 앞에서 얼마나 작동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생중계는 그 과정에 대한 최종 평가를 국민 앞에 그대로 내놓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중요한 것은 판결의 형량보다 메시지다.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인물이라도 법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는 원칙, 그리고 사법 판단은 정치가 아닌 법리로 완성돼야 한다는 점이다. 카메라가 켜진 법정에서 법원이 시험대에 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6일 오후, 국민은 판결을 ‘보게’ 된다. 그 장면이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헌정 질서와 사법 신뢰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그 책임은 법원과 사회 모두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