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6000피’ 기대에 카드론까지…상승장의 그림자

시사1 김기봉 기자 |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시장에는 환호와 함께 불안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지수가 오를수록 투자자들은 기회를 잡았다는 기대보다 ‘놓칠 수 없다’는 조급함에 더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 주변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단어는 다름 아닌 ‘포모(FOMO)’다.

 

문제는 이 포모가 단순한 심리에 그치지 않고 ‘빚투’의 질적 변화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 신용융자가 이미 30조원을 넘어서며 한계에 다다르자, 일부 투자자들은 연 10~15%에 달하는 카드론까지 동원하고 있다. 담보도, 심사도 상대적으로 느슨한 카드론이 증시 진입을 위한 마지막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상승장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이 깔려 있다. 코스피가 5900선을 넘보고 ‘육천피’ 기대감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높은 이자 부담보다 당장의 상승 수익에 더 주목한다. 그러나 시장은 언제나 기대보다 빠르게 방향을 바꾼다. 상승장에서 확대된 레버리지는 하락장에서 손실을 배가시키는 증폭 장치로 작용한다.

 

특히 카드론은 신용융자보다 금리가 높고 상환 조건도 까다롭다. 주가가 일정 수준만 하락해도 수익은커녕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카드론을 갚기 위해 다시 대출을 받는 ‘돌려막기’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위험 신호가 켜졌음을 보여준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빚투가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증시 상승기에 확대된 신용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하락기에는 낙폭을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개인의 손실이 금융권 건전성 문제로, 나아가 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상승장은 언제나 낙관 속에서 정점을 만든다. 그리고 그 끝에는 늘 과도한 레버리지가 남는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늦기 전에 위험을 직시하는 일이다. 빚으로 따라잡은 상승장은 결국 가장 늦게 올라탄 투자자에게 가장 큰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을, 시장은 이미 여러 번 증명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