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우주센터 준공, K우주산업 도약을 위한 ‘첫 단추’

한화시스템이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제조 기지인 ‘제주우주센터’를 준공했다. 단순한 시설 완공 이상의 의미다. 그동안 정부 중심으로 추진돼온 한국의 우주개발 구조에 민간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제주우주센터는 3만㎡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와 최신 생산·검증 설비를 갖춘 본격적인 민간 우주 제조 인프라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위성의 설계·조립·시험·검증까지 민간이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완결형 체계’가 구축된 셈이다. 이는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우리가 더 이상 우주 기술의 주변부에 머물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우주 산업은 국가 안보, 첨단 기술, 미래 성장동력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 산업이다. 미국의 스페이스X, 유럽의 에어버스, 일본의 민간 위성기업들이 국가 우주 전략의 핵심 축이 돼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제 우리나라도 한화시스템과 같은 민간 기업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에서 이번 센터 준공은 그 의미가 크다.

 

EKS 민간 인프라 구축만으로 우주산업 경쟁력이 단번에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 지속적인 시장 창출, 전문 인력 양성 등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우주 개발은 단기간 성과로 평가할 수 없는 분야다. 국가와 기업, 연구기관이 긴 호흡으로 협력해야 비로소 산업 생태계가 완성된다.

 

제주 지역의 선택도 시의적절하다. 제주도는 기상·지리적 장점을 갖춘 만큼 우주 산업과 연관된 연구·테스트·관측 인프라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제주우주센터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미래 산업 육성의 거점으로 발전한다면, 수도권 중심의 산업 구조를 탈피하는 데도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K우주산업은 이제 막 본격적인 성장의 문턱에 들어섰다. 제주우주센터 준공은 그 첫 단추이자 중요한 발판이다. 민간과 정부가 함께 우주산업의 긴 여정을 준비할 때 우리나라는 단순한 시장 참여국을 넘어 글로벌 우주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