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 김재필 기자) 가을이 남성의 계절이라면 봄은 여성의 계절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에겐 아직도 겨울이지만 어머니와 같은 대지는 따뜻한 온기를 받아 만물을 싹 틔우고 있다. 기자는 문화의 거리 인사동에서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국여성미술작가회(회장 : 필영희)>의 정기전이 열리고 있는 인사아트 프라자 갤러리를 찾았다. 1993년 우리나라 여성계의 미술을 싹 틔웠던 본 전시회는 그동안 많은 여성미술작가를 발굴했으며 한국미술의 정체성 확립과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해 왔다. 전시장을 찾은 기자에게 필영희 회장은 “이번 전시는 작가들 상호간의 화합과 소통하는 자리이며, 100호 작품이 80%를 차지할 정도로 대작이 많이 출품되었고, 여성이라는 기존의 당위성을 떨쳐 버리고 작가들의 창의성으로 무의미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작품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 한국 여성 미술계의 새로운 모티브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이번 전시는 2022년 3월 9일부터 3월 15일까지 열린다.
(시사1 = 김재필 기자)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하략- 소설 <상록수>의 저자로 유명한 일제 강점기의 시인 심훈이 광복의 그 날을 갈망하며 부르짖었던 시 ‘그 날이 오면’중 첫 연이다. 위 시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바우라 교수가 전 세계의 저항시를 다 모아 정리를 했는데 그 중에 으뜸으로 꼽았다. 여기서 삼각산(三角山)은 북한산의 별칭으로 백운대, 인수봉, 만경봉의 세 봉우리가 있어서 불리게 된 이름이다. 북한산에는 보물로 지정 된 2기의 마애불이 있다. 진관동 ‘삼천사’에 있는 마애여래입상(보물 제657호)과 구기동 '승가사'에 있는 마애석가여래 좌상(보물 215호)으로 모두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마애불로써 크기나 조각 솜씨가 비슷하다. 위 시를 읽고 나는 고려 때부터 우리 민중과 함께 했던 이 2기의 마애불도 광복을 맞았을 때 춤을 추었으라고 생각한다. 통일신라시대인 서기 661년 원효 스님에 의해 창건된 천년고찰 삼천사(三川寺)는 ‘동국여지승람’’과 ‘북한지’에 따르면 삼천여명의 대중이 수행 장소로 사용할 만큼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다고 한다. 이덕무가 쓴 <기유북한(記遊北漢)>에서도
(시사1 = 김재필 기자) 黑石寺冬雨 乙巳冬 -흑석사에서의 겨울비, 을사년 겨울- 冬序宜寒反作暄。 겨울이야 마땅히 춥지만 도리어 요란해 지더니 峽天中夜雨飜盆。 골짝 하늘 한밤에 비 내려 화분을 엎었네 憑添一掬憂時淚。 걱정 한 움큼 더해 때때로 눈물을 흘려 寄與前溪到海門。 앞시내에 띄웠더니 바다에 이르렀네. 위 시는 영주 출신의 문인인 김시빈(金始鑌: 1684∼1729)의 『백남선생문집(白南先生文集)』에 나오는 ‘흑석사에서의 겨울비(黑石寺冬雨)’라는 시다. 한 추위가 물러간 1월중순에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 답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안내를 해 주신 지인이 “저 어렸을 때 시어머니께서 자주 다니셨던 절에도 마애불이 있는데 가 보시겠어요?“ 어디냐고 물어보니 영주에 있단다. 오후 햇빛이 길게 서산 위에 걸쳐 있어 3시간이상 걸리는 귀가가 바쁜 시간었지만 귀가 솔깃했다. 즉시 진로를 바꿔 영주시내를 지나 국도를 나와 좁은 길로 15분정도 달리니 단아한 절집이 나타난다. 위의 시에서 흑석사(黑石寺)다. 지인의 고향이 안동이니까 교통편이 좋지 않았던 몇 십년전에 그 분의 어머니께선 이 절까지 참배오셨다니 불심의 깊이를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사찰이름은 대개
(시사1 = 김재필 기자)충북 괴산군에서 분리되어 2003. 08. 30에 개청된 증평군(曾坪郡)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군(郡)으로 철도나 고속도로가 지나가지 않는다(중부고속도로에는 증평IC가 있으나 행정구역은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임). 서기 475년에 고구려 금물노군(今勿奴郡) 도서현(道西縣)이었던 이 곳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서기 757년에 도서현(道西縣)을 도서현(都西縣)으로 개칭(신라 경덕왕 16년) 청연현(淸淵縣(또는 청당현 淸에 塘縣)) 설치되어 나서 불교가 급속히 전파되어 지금도 많은 불교유적들이 남아 있다. 폐사지에 있다는 남하리사지마애불상군(충북 유형문화재 제 197호)을 답사하기 위해 증평을 찾은 때는 내린 눈이 아직 산하를 덮고 있던 겨울 중심인 1월의 끝자락이었다. 마애불상군이 있는 곳을 찾아가기는 쉽지 않았다, 청주에서 진천으로 가는 국도에 서 있는 이정표를 보고 작은 농로를 한참이나 들어 왔으나 이정표가 안 보이기 때문이었다. 차를 세우고 한참을 기다려 만난 주민에게 물으니 탑바위라는 곳에 있단다. 허나 탑바위도 모르긴 마찬가지... 그 분의 친절한 동행 안내가 없었으면 아마 못 찾았을 것이다. 축사앞에 차를 세우고 300여
(시사1 = 김재필 기자)올 설 명절도 닷새간 긴 연휴가 이어진다. 하지만 요즘 매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고향이나 친지 방문도 자제되고 있다. 그렇다고 종일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 일. 이 기간엔 넓직한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둘러 보며 일상에서의 바쁨과 근심을 털어내보자.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옆에 자리하고 있는 금호미술관에선 오랜 시간 동안 한지의 물성과 먹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 온 강미선 작가의 작품전시회가 지난해 11월19부터 두 달 보름동안 2월 6일까지 지하 1층에서 3층에 이르는 전층에서 열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여러겹의 한지를 쌓아 올리고, 표면을 두드려서 만든 바탕은 한지 고유의 질감을 잘 드러내어 그 위에 주위에서 또는 어렸을 때 보았던 일상의 풍경과 사물을 담담한 먹빛으로 그려내어 아니, 한지에서 그림을 만들어 내어 모두에게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정서를 전하고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치기 전에 미술평론가 오광수(전 국립현대박물관 관장)의 평을 인용해 본다. ‘강미선의 작업은 지지체에 가해지는 일반적인 그리기의 과정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수제한지이면서 작가는 이를 자신의 공정(工程)으로 또 하나의 작업을 진
(시사1 = 김재필 기자)경북지방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봉화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자리한 높은 산과 깊은 골이 많아 자연청정지역으로 요즘은 휠링차원으로 찾는 이가 많아졌으나 전에는 산세가 험한 지역적 특징으로 찾는 이가 적었던 상당히 오지였다. 중앙고속도로 풍기IC를 나와 지방도 915호를 타고 봉화 시내에서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으로 가는 길을 가다보니 갑자기 넓은 들판이 나온다. 물야면 북지리는 다른 오지에 비해 낙동강의 상류지역으로 내성천이 흘러 다른 산간지역에 비해 수자원이 풍부하여 논농사가 잘되고 사과, 인삼을 재배하는 평야지대다. 잠시 차를 세우고 앞을 올려다보니 태백산맥의 한켵을 차지한 호랑이가 걸터앉은 형국을 지닌 북지리 호골산(283.4m)이 나즈막하게 길게 누워 있다. 이정표를 따라 북지교를 를 건너니 평지가 끝나는 호골산 기슭에 신라 진덕여왕때 창건했다는 지림사가 나온다. 신라시대에 지림사 일대는 ‘한절’이라 불리는 큰 사찰과 부근에 27개의 사찰이 있어, 수도하는 승려가 5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남쪽의 경주와 같은 불국토를 이루었다고 한다. 조선 정조 때 저술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지림사는 문수산에 있다’라는 기록으로 보아
(시사1 = 김재필 기자) 영주 가흥동 마애불을 답사를 마치고 영주에 사는 지인(시인)의 안내를 받아 대구로 향하는 5번국도를 타고, 안동쪽으로 자동차로 30여분을 달리니 왼쪽에 넓은 공원이 보인다. 솔씨공원이 있는 제비원이다. 옛날에 경상도에서 충청도나 경기도로 갈 때 안동을 지나 소백산맥을 넘기전의 길목으로 제비원의 명칭에서 '원'은 길손들이 쉬어가던 일종의 여관을 뜻한다. 이는 고려시대부터 지방으로 출장 가는 관리들의 숙소로 쓰기 위하여 교통 요지에 있는 사찰을 국가적인 차원의 숙소인 ‘원(院)’으로 지정하여 활용하였기 때문이다. 제비원은 청송의 주산지와 절골과 함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김기덕 감독)”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어렸을 때 나는 민요를 자주 들었는데 김세레나의 ‘성주풀이’도 그 중 하나였다. 그때는 어린 소견으로 이 노래가 경상북도 성주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안동 제비원이 성주풀이의 근본이었다는 걸 알게 된 건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후였다. 시 성주풀의 설화는 이렇다. 하늘나라 천궁(天宮)에 살았던 성주가 하늘에서 죄를 짓고 지상에 유배됐다. 성주는 강남 갔다 돌아오던 제비를 따라 경북 안동 땅 제비원에 이르러
(시사1 = 김재필 기자) 새해 벽두에 금강하구 하늘에 가창오리떼의 군무가 비상한다. 가창오리는 매년 11월 초부터 3월초까지 우리나라에 머무는 철새로 세계 약 30만마리중 95%정도가 우리나라에 와서 겨울을 난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살아 있는 야생의 아름다움이 잘 담긴 영국 BBC의 유명한 자연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지구(Planet Earth)’에 우리나라의 자연생태가 딱 한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천수만과 금강하구의 가창오리가 비상하는 군무다. 사진에서 보는 비상장면은 야간에 섭식하는 가창오리가 낮에 휴식후 밤에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일제히 준비하는 행동으로 우리나라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장관이다.
(시사1 = 김재필 기자) ‘2021’ 아시아캘리그라피 축제(Asia Calligraphy Festival)가 사단법인 아시안캘리그라피협회(이사장 이주형)주최로 오는 12월 23일부터 31일까지 서울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전시형태의 축제인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최고 최대 암각화 탁본과 함께 캘리그라피 마스터 130여명이 동방의 문자 흔적을 새로운 감성으로 창작한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일본, 중국, 터키, 방글라데시, 이집트, 스리랑카. 인디아 등 8개국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출품되어 곳곳에 인류문화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적상(跡象)을 재현하여 인류 문화의 원초적 감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순수한 미적 발견을 통해 아시아 전통문화예술의 거점를 마련 한다는 취지이다. 이집트 히에로글리프(Egypt Hieroglyph)상형문자나 고대 암각화, 벽화 등에서 오염되지 않은 ‘원시적 순진성’을 발견하여 이를 문자예술인 캘리그라피 분야에서 독자적인 가치와 자율성을 갖고자 하는 목적이다. 암각화나 고대 그림문자는 원고(遠古)시기 인류가 사회를 묘사하고 자아를 표현하는 일종의 문화형식이었으며, 물질생활과 정신문화를 형상화 혹은 부호화하는 표현 형식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