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으로 협치 걷어찬 국민의힘…정쟁은 키우고 책임은 비운 정치

시사1 박은미·김아름 기자 | 국민의힘의 단식 농성이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정치적 진정성과 책임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의 단식을 전면에 내세워 ‘쌍특검 수용’을 압박하는 국민의힘의 행보가 국정 협의의 장을 스스로 걷어차고 정쟁을 극대화하는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국민의힘은 20일 청와대 앞에서 지도부와 의원 6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고 통일교 게이트와 더불어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한 ‘쌍특검’을 요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검은 돈을 뿌리 뽑자는 요구를 왜 외면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정작 야당 지도부가 요구한 것은 특검 수용이라는 단일한 결론뿐이었고, 그 과정이나 대안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판의 핵심은 단식이라는 극단적 방식이 과연 국정 운영과 협치를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이냐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초청한 여야 지도부 오찬 간담회를 ‘한가한 쇼’로 규정하며 불참한 뒤, 동시에 영수회담을 요구했다. 공식적인 국정 논의의 자리는 외면하면서 정치적 효과가 큰 단식과 집회에만 매달리는 태도는 스스로 대화의 명분을 허무는 모순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국정의 테이블을 외면한 무책임한 행태”라고 규정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최근 장동혁 대표의 단식을 “국민을 위한 결단이 아니라 정치적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고 평가하며, 당내 갈등과 리더십 위기를 외부 투쟁으로 덮으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실제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이후 국민의힘 내부는 친윤 중심 재편과 비판 세력 배제 논란으로 분열이 심화된 상황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단식이 ‘국정 기조 전환’이라는 거창한 명분과 달리, 구체성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통일교 관련 사안의 경우 이미 대통령이 검경 합동수사를 지시한 상황임에도, 국민의힘은 수사 방식에 대한 대안이나 보완책 없이 “특검만이 해법”이라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신뢰를 잃었다는 주장 역시 근거 제시 없이 선언적으로 제기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국민의힘이 한꺼번에 쏟아낸 요구들은 국정 전환이라기보다 ‘백화점식 나열’에 가깝다. 부동산 정책, 사법 제도, 인사 문제까지 모든 현안을 한 번에 묶어 제시했지만, 우선순위나 단계적 협상 구조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협상의 출발점이 아니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 카드에 가깝다는 평가다.

 

단식 농성의 상징성도 점점 퇴색하고 있다. 의료진의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까지 단식을 지속하는 것은 정치적 메시지를 강화하기보다는 ‘이벤트성 투쟁’이라는 인상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 운영의 무게를 흔들기에는 요구의 깊이와 책임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여권뿐 아니라 중도층에서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국민의힘이 진정 국정 전환을 원한다면, 단식장과 구호가 아니라 협상의 테이블에서 책임 있는 대안과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