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부터 영수회담까지’…중심 잃은 ‘제1야당’ 국민의힘 요구

시사1 박은미·김아름 기자 |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쌍특검 수용’과 ‘국정 기조 대전환’을 요구하며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정작 그 내용과 태도를 들여다보면 국정 전환을 논하기에는 지나치게 가볍고 즉흥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책임 있는 대안 제시보다는 정치적 공세를 나열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한가한 오찬 쇼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의 단식 농성 현장을 찾아가 요구를 경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국정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공식 오찬 간담회를 ‘쇼’로 규정하면서, 동시에 영수회담을 요구하는 태도는 스스로도 설득력을 깎아먹는 모습이다. 대화의 형식은 문제 삼으면서, 대화 자체는 요구하는 모순된 접근이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핵심 요구로 내세운 통일교 게이트 특검과 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 특검 역시 무게감 있는 문제 제기라기보다는 정쟁적 프레임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대통령이 통일교 관련 검경 합동수사를 지시한 상황에서, 수사 방식과 주체에 대한 실질적 대안이나 구체적 근거 제시 없이 ‘특검만이 해법’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정치적 압박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 수사가 “국민적 신뢰를 상실했다”는 주장도 평가나 근거 없이 선언적으로 제기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더 나아가 이날 국민의힘이 한꺼번에 쏟아낸 요구 목록은 국정 기조 전환이라기보다 ‘백화점식 요구’에 가깝다. 부동산 대책 전면 철회, 환율·물가 대책, 각종 법안 전면 개정, 인사 철회, 사법 제도 개편 중단까지 모든 현안을 한 자리에서 나열했지만, 왜 지금 이 시점에 이 사안들이 하나의 국정 전환 패키지로 묶여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요구는 많지만 우선순위도, 현실적인 협상 지점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야당이 국정 전환을 요구하려면 최소한 책임 있는 대안과 단계적 논의 구조를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번 요구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촉구, 특검 전면 수용, 정책 철회 등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일방적 요구에 가까워, 협치의 출발점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힘의 이번 메시지는 국정 기조 전환을 논의하기 위한 진지한 제안이라기보다, 단식과 특검, 강경 발언을 결합한 정치적 압박 카드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국정 운영의 무게를 흔들기에는 요구의 깊이와 책임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야당 스스로 협상력을 가볍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