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尹·한동훈 절연 없인 보수 재기 없다”

시사1 박은미 기자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사실상 ‘전면적 인적 청산’을 요구하며 보수 재편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를 동시에 겨냥한 이번 발언은, 단순한 내부 비판을 넘어 한국 보수 정치의 책임 소재와 향후 진로를 둘러싼 근본적 문제 제기로 읽힌다.

 

홍준표 전 시장은 9일 SNS를 통해 국민의힘 몰락의 원인을 “윤석열·한동훈 두 용병 세력”으로 규정했다. ‘용병’이라는 표현에는 당의 역사와 가치에 대한 책임 의식 없이 외부에서 유입돼 권력 다툼만 벌였다는 강한 부정적 인식이 담겨 있다.

 

홍준표 전 시장의 시각에서 보자면, 보수 정당의 위기는 정책 실패나 선거 전략의 문제 이전에, 당의 주도권을 쥔 인물들의 정체성과 행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절연’ 요구의 수위다. 홍준표 전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정치적 거리두기를 넘어 “단호한 응징”을 언급하며, 이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내란 사태 이후에도 명확한 책임 규명과 내부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보수 진영 내부의 불만을 대변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홍준표 전 시장은 또 국민의힘을 둘러싼 주변 생태계까지 문제 삼았다. ‘유사 종교집단’ ‘극우 유튜버’와의 단절을 언급한 것은, 강성 지지층과 음모론적 정치가 당의 노선을 왜곡하고 중도 확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을 드러낸다. 이 역시 최근 여론 지형에서 보수가 고령층과 강경 지지층에만 갇혀 있다는 위기 인식과 맞닿아 있다.

 

결국 홍준표 시장의 이번 발언은 보수 진영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와의 단절을 통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냐, 갈등을 봉합한 채 현 상태를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관계자는 “보수의 재기를 둘러싼 논쟁은 홍준표 전 시장의 문제 제기를 계기로 한층 더 거칠고 본격적인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