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기 국면에 필요한 ‘짧고 굵은 리더십’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를 앞두고 5일 진성준 의원이 내놓은 메시지는 분명했다. “짧고 굵게 해내겠다”는 선언은 단순한 선거 구호가 아니라, 현재 민주당이 처한 위기 상황을 정확히 꿰뚫은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은 국정의 동반자이자 견인차로서 무거운 책무를 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윤리 문제, 정책 조율 과정의 혼선, 민생 입법의 지체는 국민에게 불안과 피로감을 줬다.

 

진성준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윤리의식의 재정립’을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회 윤리특위 즉각 가동, 공직윤리 현장교육 의무화, 공직윤리신고센터 설치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한 점은 문제의식이 구호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진성준 의원이 ‘토론하는 당’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디베이트 의원총회 도입, 당정 협의의 정례화, 당원 참여 확대 등은 그가 정책위원회 의장 시절 실제로 제도화해 성과를 냈던 방식이다. 치열하게 토론하되 결론이 나면 일사불란하게 집행하는 정치, 이는 다수당이자 집권여당에 요구되는 성숙한 운영 방식이다.

 

민생과 개혁을 병행하겠다는 구상 또한 분명하다. 내란청산 입법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을들의 교섭권’ 보장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점은 진성준 의원의 정치적 정체성을 드러낸다. 노란봉투법, 가맹사업법에 이어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중소기업협동조합법까지 구체적인 입법 목표를 제시한 것은 실무형 원내대표를 자임하는 모습이다.

 

이번 보궐 원내대표의 임기가 4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은 오히려 진성준 의원의 강점으로 작용한다. 그는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못 박으며, 잔여임기 동안 당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민생 입법의 물꼬를 트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관리보다 개혁, 계산보다 책임을 택한 선택이다.

 

위기 국면에서 정당에 필요한 것은 긴 임기가 아니라 분명한 방향과 결단력이다. 진성준 의원이 강조한 ‘짧고 굵은 리더십’이 당의 신뢰 회복과 국정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번 원내대표 보궐선거는 민주당의 전략적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