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쉬는 청년’의 경고…지금 바꾸지 않으면 늦다

청년들이 일터를 떠나 ‘쉬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단순한 경기 변동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의 신호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은 20만명을 넘어섰고,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청년층이 노동시장 입구에서부터 밀려나고 있는 현실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고학력 청년일수록 ‘쉬었음’ 상태에 머무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취업 준비 기간으로 설명되던 공백이 이제는 장기화되고, 아예 노동시장 진입 자체를 미루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자리 구조, 그리고 심화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실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여전히 크고, 안정성과 복지 수준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청년들이 ‘괜찮은 일자리’를 기다리며 구직을 유보하는 이유다. 여기에 정년 연장 등으로 기존 일자리가 고령층에 더 오래 유지되면서 신규 채용의 문은 좁아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청년층에 전가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개인과 사회 모두에 큰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청년기의 경력 공백은 평생 소득과 고용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는 소비 위축과 성장 둔화로 이어진다. ‘쉬었음’이 일시적 휴식이 아니라 구조적 이탈로 굳어질 경우, 국가 경제의 활력 자체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해법은 명확하다. 청년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과 구조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 단순한 단기 일자리나 재정 지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 산업 수요와 교육 간 미스매치를 줄이고, 중소기업의 근로 여건을 개선해 ‘갈 수 있는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동시에 기업이 청년을 채용할 유인을 높이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는 정책적 접근도 필요하다.

 

청년들이 ‘쉴 수밖에 없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일하고 싶어도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실을 방치한다면 그 대가는 결국 우리 사회 전체가 치르게 된다. 지금은 청년 고용 문제를 단순한 세대 이슈가 아닌 국가 경쟁력의 문제로 인식하고, 보다 과감하고 구조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