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승자 독식에 취한 민주당, 길 잃은 국민의힘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보여주는 모습은 정책 경쟁도, 비전 대결도 아니다. 집권당은 공천을 둘러싼 내홍에 빠졌고, 제1야당은 선거를 앞두고도 전열조차 정비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어느 한쪽도 책임 있는 공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방선거 본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공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전북지사 경선에서 탈락한 안호영 의원은 이원택 의원의 ‘식사비 3자 대납 의혹’ 재감찰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당 감찰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승복 대신 장외 투쟁을 택한 것이다. 여당 내부가 이처럼 혼탁한 이유는 결국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안일한 인식 때문일 것이다. 이미 승리를 기정사실로 여기는 오만이 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크게 앞서며 전국 주요 지역 우세를 점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마저 민주당 후보 우세 전망이 나올 정도다. 민주당이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야당이 아니라 내부의 자만이다. 정책보다 자리 다툼이 우선되는 순간 정당은 민심보다 권력에 더 민감해진다.

 

국민의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지방선거를 불과 50일 남짓 앞두고도 주요 지역 후보조차 구하지 못해 공천을 미루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핵심 승부처에서도 인물난에 허덕이고, 일부 지역 후보들은 당 상징색조차 숨기고 선거운동을 할 정도다. 정권 견제라는 야당 본연의 역할은커녕 존재감조차 희미해진 상태다. 이런 와중에 장동혁 대표는 미국 출장을 떠났다.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가 장기간 해외 일정에 나선 것은 시기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승리에 취해 오만해졌고, 국민의힘은 패배주의에 빠져 무기력하다. 한쪽은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다른 한쪽은 싸워보기도 전에 주저앉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번 지방선거는 정책과 비전이 아닌 ‘덜 실망스러운 쪽’을 고르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민주주의 과정이다. 여야 모두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