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朴 전 대통령, ‘보수 결집 신호탄’되나

시사1 박은미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을 찾아 단식 투쟁 중이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만났다. 탄핵 국면 이후 사실상 국회와 거리를 두어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보라는 점에서, 이날 방문은 단순한 ‘병문안’을 넘어 정치적 함의를 동반한 장면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장동혁 대표를 만나 “물과 소금만 드시면서 단식하신다는 말을 들어서 많은 걱정을 했다”며 건강 염려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옳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목숨을 건 투쟁을 한 점은 국민께서도 진정성을 인정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단식을 그만두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직접적으로 요청했다. 단식의 명분은 존중하되, 더 이상의 신체적 희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장동혁 대표가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면서 단식 중단을 수용한 장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징적 영향력이 여전히 보수 진영 내부에서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도부의 만류와 의료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버티던 단식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한마디로 정리했다는 점에서다.

 

이번 방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복귀’로 단정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국민의힘 내부가 극심한 전략 혼선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덕적 권위자’로서 등장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장동혁 대표의 단식이 쌍특검을 둘러싼 야당의 강경 투쟁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방문은 그 투쟁을 일정 선에서 관리하고 출구를 열어주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하며 정치적 이견의 존재를 인정했다. 이는 특정 쟁점에 대한 동조보다는, 정치 행위의 ‘진정성’과 ‘절제’를 강조한 발언으로 읽힌다. 강경 일변도의 투쟁이 오히려 여론의 피로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이날 장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전히 보수 진영의 상징적 존재로서 갈등을 봉합하고 방향을 조율할 수 있는 인물임을 보여준 동시에, 국민의힘이 내부적으로 얼마나 리더십 공백과 전략 부재를 겪고 있는지를 드러낸 대목이기도 하다. 단식은 끝났지만, 야당의 정치적 선택과 책임에 대한 질문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