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박은미·김아름 기자 | “이 엄동설한에 버스 파업이 발생하면 시민들은 정말 죽어난다.”
13일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인근에서 만난 40대 여성 김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이러한데 도대체 서울시장은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발을 동동 굴렸다.
서울 시내버스가 노사 간 임금 협상에서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파업에 이르렀으나 아직 추가 협상 일정도 조율하지 못하면서 서울시 행정 수반인 오세훈 시장의 위기관리 리더십을 정면으로 묻는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먼저 파업이 현실화함에 따라 이날 서울 시내버스는 오전 9시 기준 인가된 전체 395개의 노선 중 32.7%인 129개 노선, 전체 7천18대 가운데 6.8%인 478대만 운행됐다. 시는 운행률이 일정 수준 회복될 때까지 시내버스 운임을 받지 않도록 했다.
노사 협상이 최종 결렬된 후 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표현으로 현 상황을 설명했다. 노조가 언제, 어떤 요구를 들고 나올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 입장에서 이는 책임 있는 행정의 언어라기보다,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백에 가까워 보인다. 노사 협상의 직접 당사자는 아니라 하더라도, 서울시가 사실상 준공영제 구조의 설계자이자 재정 책임자라는 점에서 이런 ‘불확실성’은 곧 행정의 공백을 의미해서다.
오세훈 시장도 시민들의 눈초리를 의식한 모양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민 불편에 사과하고 비상수송대책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조치들이 ‘사후 수습’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시민의 발이 묶인 뒤에야 등장한 시장의 메시지는 위기를 예방하지 못한 행정의 한계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이번 파업은 예고된 위기였다. 지방 시내버스 노사 협상이 이미 타결된 상황에서 서울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도 분명했다.
그럼에도 시는 중재자로서 적극적인 조정에 나섰다는 흔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버스조합조차 “지방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거부했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시는 협상의 구조적 한계와 재정적 제약에 대해 시민에게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 시청역 인근에서 만난 30대 남성 윤씨는 “시민의 일상은 행정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라며 “매번 파업이 터질 때마다 비상수송대책을 내놓는 방식으로는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