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기봉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5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증시가 새로운 지수 구간에 진입했다. 불과 며칠 전 4300선과 4400선을 연달아 넘어선 데 이어, 하루 만에 또 하나의 고지를 넘은 셈이다. 단기 급등이라는 숫자보다 더 주목할 대목은 이번 랠리를 이끈 동력과 그 성격이다.
이번 상승장의 중심에는 개인 투자자가 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60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매도에 나섰다. 외국인 수급이 지수를 밀어 올리던 과거 강세장과 달리, 이번 4500선 돌파는 ‘개인 주도 랠리’라는 점에서 구조적 차이를 보인다.
장중 흐름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하락 출발했고, 오전 한때 4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SK하이닉스가 CES 2026에서 차세대 HBM 제품 공개를 예고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회동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반도체 대장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는 단기 재료를 넘어, 국내 증시의 주도 업종이 여전히 ‘AI·반도체’ 축에 있음을 재확인시킨 장면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이차전지, 조선, 증권주 등으로 순환매가 확산되면서 지수 전반의 탄력이 강화됐다. 특정 종목 쏠림이 아닌 업종 간 온기 확산은 상승장의 질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단 외국인과 기관의 이탈은 부담 요인이다. 환율이 1445원대까지 오른 상황에서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 시장에서 동시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 미·중 지정학 리스크, 미국 대선 국면 등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다.
개인의 매수만으로 지수가 계속해서 고점을 높여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랠리와 달리, 코스닥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소폭 하락했다. 이는 시장이 ‘성장 기대’보다는 ‘확실한 실적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주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스피 4500선 돌파는 상징적 이정표다. 그러나 그 자체가 새로운 강세장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외국인 수급의 복귀 여부와 반도체·AI를 넘어 실적 기반 업종으로 상승 동력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다.
개인 투자자의 기대와 글로벌 자금의 판단이 다시 만나는 지점에서, 이번 랠리의 지속성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