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10년째를 맞은 5만원권이 현재 유통 금액과 장수 모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 5만원권은 이제 국내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5만원권은 총 98조3000억원으로 전체 은행권 금액의 84.6%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유통 장수로 보면 5만원권은 19억7000만장으로 전체의 36.9%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 같은 5만원권의 유통 금액과 장수 점유율은 시중 은행권들 가운데 제일 높은 것이라"며 "금액 기준도 발행 이후 2년만인 2011년에, 장수 기준으로는 2017년에 비중이 가장 높아져 4개 은행권 중 만원권을 대신해 5만원권이 빠르게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2009년 6월 23일 새 최고액면 은행권인 5만원권을 발행했다. 1973년 만원권이 발행된 이후 경제 규모 확대와 물가상승 등에 맞게 은행권 최고액면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발행됐다.
이제 5만원권의 역할은 소비지출과 경조금 등에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화폐가 되었다. 지난해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거래용 현금의 43.5%를,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5만원권의 용도는 소비지출에 43.9%, 경조금에 24.6%를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만원권 발행 초기 제기됐던 5000원권과의 색상 혼동이나, 환수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5만원권 발행 직후에는 유사한 황색계열이 사용된 5000원권과의 구별이 어렵다는 민원이 다수 있었지만, 노출빈도 확대로 점차 익숙해지면서 이에대한 논란은 사그라진 상황이다.
또한 환수율도 발행 초기인 2013~2015년 중 일시 하락했으나, 최근 연간 환수율이 6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고, 누적 환수율도 50%를 넘어 안정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5만원은 고액권으로서 위조에 대한 염려와 우려가 있었지만, 심각한 대량 위조나 일반인이 진위를 분간하기 어려운 정밀한 위조사례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고 있다. 2009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년 동안 5만원권 위폐 발견 장수는 총 4447장으로, 같은 기간 전체 발견 장수의 9.2%에 그쳤다.
아울러 5만원권이 많이 유통되면서 화폐관리비용도 크게 절감됐다. 한은은 늘어나는 현금 수요에도 불구하고 매년 은행권 제조비용을 1000억원 이내로 안정시키는 데 5만원권이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만원권을 제조할 경우와 비교하면 연간 약 600억원 안팎의 은행권 제조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5만원권 발행 전 고액 현금처럼 사용되던 정액 자기앞수표도 대부분 대체돼 그에 따른 비용과 불편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10만원 자기앞수표 교환 장수는 2008년 9억3000만장에서 지난해 8000만장으로 대폭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5만원권 발행으로 국민의 화폐이용 편의가 증대되고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는 등 당초 기대했던 정책효과가 대부분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발행 초기에 예상됐던 일부 우려는 대부분 해소됐으며, 현재까지 대량 위조 시도가 없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