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의자 9명 구속 10일 결정

 

서울중앙지법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9명의 영장실질심사를 오는 10일 일괄적으로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영장이 청구된 이들은 노병용(65) 롯데마트 전 영업본부장, 롯데마트 전 일상용품팀장 김모(55)씨,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59)씨, 미국계 컨설팅업체 D사 QA팀장 조모(42)씨, 홈플러스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김모(61)씨, 홈플러스 전 일상용품팀장 조모(56)씨, 홈플러스 전 법규관리팀장 이모(50)씨, 용마산업사 대표 김모(49)씨, 호서대 유모(61) 교수 9명이다.

 

 이들 가운데 유 교수만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사를 맡고 다른 8명은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 혼자 심문을 진행한다. 이는 유일하게 유 교수만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나머지 8명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장의 발부 여부는 9일 밤늦게 또는 10일 새벽에 결정될 전망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홈플러스·롯데마트·D사·용마산업 관계자 전원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와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에겐 허위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가 추가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 교수는 배임수재와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유 교수는 2011년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옥시)로부터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인체 유행성 검증을 의뢰받은 뒤 옥시에 유리한 결과 보고서를 써준 대가로 4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대 조모(57) 교수는 이미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의 존리(48·미국 국적) 전 대표에 대해서도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옥시를 이끈 존리 전 대표는 앞선 2차례의 검찰 소환조사에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유해성을 알면서도 판매를 강행했다는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로써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가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외국인을 포함해 조사가 가능한 모든 이를 상대로 조사해 형사처벌 대상자를 가려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옥시의 외국인 임원, 그리고 옥시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 임원에 대한 조사뿐이다. 하지만 이들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조사가 가능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검찰 안팎에선 옥시 영국 본사 등을 상대로 한 남은 수사는 ‘기약 없는 장기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