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기봉 기자 |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동 정세가 하루 단위로 흔들리면서 국제유가·환율·금리가 동시에 요동치자 국내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시장 안정 장치인 사이드카가 이달 들어서만 7차례 발동되며 투자자 불안이 극도로 확대됐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30% 오른 5638.20에 개장한 뒤 오전 9시35분 기준 2.84% 상승한 5562.22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3.03% 오른 1130.41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490.9원에 출발한 뒤 다시 1498원대로 상승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반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군사 공격을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힌 영향이 컸다. 해당 발언 이후 국제유가가 10% 이상 급락했고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동반 상승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상승 출발했다. 단 중동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시장의 방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는 총 7차례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2회)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횟수다. 이 가운데 매도 사이드카가 4차례, 매수 사이드카가 3차례로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극단적 변동성이 나타났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이 전일 대비 5% 이상 급등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발동되는 시장 안정 장치다. 발동 후 5분간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이 정지되며 과열된 거래를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금융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이 같은 조치가 빈번하게 시행된 것은 전쟁 이후 시장 불안 심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가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 급등과 시장금리 상승, 환율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며 국내 금융시장이 다른 국가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5일 장중 81.99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구조적 과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의 움직임을 두고 “전형적인 버블 사례”라고 평가하며, 단기간 10% 안팎 급락과 급등이 반복되는 패턴이 과거 아시아 금융위기와 닷컴 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 이후 유가 상승과 신용시장 부실 우려가 동시에 확산하며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된 것은 시장 불안이 극단적으로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