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또 사이드카…‘AI 조정 공포’가 부른 변동성 장세

시사1 김기봉 기자 | 코스피가 장 초반부터 급락하며 나흘 만에 다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단기 반등 기대가 채 식기도 전에 재차 급락장이 연출되면서, 국내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고변동성 국면에 갇히는 모습이다.

 

6일 코스피는 개장 직후 4% 넘게 하락하며 5000선을 단숨에 내줬다. 코스피200 선물 급락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를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시장 불안 심리가 그대로 드러났다. 불과 4거래일 전 5%대 급락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된 이후 또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 배경은 글로벌 증시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AI 기술주 조정’이다. 전날 뉴욕 증시는 AI와 빅테크 종목의 고평가 부담이 부각되며 일제히 하락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확산될수록 기존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사업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그동안 상승을 주도해온 기술주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미국발 불안은 고스란히 국내 증시로 전이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2차전지, 방산, 조선, 바이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동반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대규모 순매도로 방어에 나서지 않았고, 개인 투자자만이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하락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AI·바이오·로봇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낙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도에 나서면서, 그간 버팀목 역할을 하던 개인 수급마저 흔들리는 양상이다.

 

환율도 불안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를 웃돌며 고환율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해 증시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위축된 상황에서 AI 고평가 논란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뚜렷한 반등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급락 이후 저가 매수 수요 역시 동시에 유입되고 있어, 시장은 방향성 없는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급락은 단순한 하루짜리 충격이라기보다, AI를 중심으로 과열됐던 글로벌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투자자들에게는 단기 반등에 대한 기대보단 변동성 자체가 상수가 된 시장 환경을 어떻게 견딜 것인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