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하충수 기자 | 학사장교 25기 동기회(회장 성진현)는 지난 4월 5일, 과거 군 생활 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순직한 동기생 故 염필호 중위의 유족에게 ‘명예회원 위촉장’을 전달하는 뜻깊은 자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오는 6월 말경에 예정된 임관 3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순직 동기의 넋을 기리며 유족에게 위로와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동기회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련됐다.
이날 명예회원으로 위촉된 유족은 故 염필호 중위의 친누나인 염호영씨(56세)로 현재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故 염필호 중위는 최전방 철원의 제6보병사단에서 GOP 소초장으로 복무하던 1996년 8월 경, 작전 수행 중 뜻하지 않은 사고로 순직했다. 당시 사건은 공무상 재해 처리가 되지 않았으나, 염씨가 국방부를 상대로 한 22년간의 끈질긴 법적 다툼 끝에 순직이 인정되어 지난 2018년 6월 8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
국방부가 지난 2014년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을 개정하여 공무와 연관이 있는 경우, 순직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기회는 위촉장과 함께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의미로 '학사장교25기동기회'의 뜻을 담아 대위 계급장이 부착된 전투모를 염 씨에게 전달했다.
위촉장을 받아든 자리에서 염 씨는 “동생의 죽음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지만, 뒤늦게나마 공무상 순직으로 인정된 점은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 “동기들이 이렇게 20여 년 전 동생의 일을 기억해 주고, 동생의 몫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데 대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앞서 학사장교25기 임관 30주년 행사를 위해 금일봉을 기탁한 염씨는 “비록 동생은 하늘로 가고 없지만, 육군학사장교25기 출신의 장교였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영광스럽게도 명예회원으로 위촉해 주셨으니, 앞으로 동기회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육군학사장교 25기는 지난 1995년 7월 1일 총 1,128명이 육군 소위로 임관한 기수로, 이 중 5명이 군 생활 중 임무 수행 현장에서 순직했다. 이들은 모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어 있으며, 동기회는 매년 현충일이면 이들 묘소를 찾아 고인들을 추모해왔다.

이번 자리를 마련한 성진현 동기회장은 “동기들의 희생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현재와 미래를 지탱하는 자랑스러운 역사”라며, “앞으로도 동기회는 서로를 기억하고 함께하는 공동체로 남겠다”고 전했다.
한편, 동기회는 오는 6월 28일~29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임관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번에 명예회원으로 위촉된 염호영 씨도 초청해 함께 할 계획이다. 행사를 총괄하고 있는 임진권 준비위원장은 “이번 행사는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참석한 모든 동기들이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행사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