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영원한 기쁨이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라면 절대로 포기하지마라, 큰 꿈을 가진 사람은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보다 강하다.”
“실패는 고통스럽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을 깨닫는 것은 몇 배 더, 고통스럽다.”
-산악인 고미영
지난 2009년 7월 11일 세계 9위봉(해발 8126m)인 낭가파르밧 정상을 오른 뒤, 하산 길에 실족사를 한 산악인 고 고미영 씨의 10주기 추모식이 6일 열렸다.
산악인 고미영 10주기 추모식은 6일 오전 11시 30분 고미영기념회(회장 박호성) 주최로 전북 부안 청호수 마을 강당에서 열렸다. 추모식이 끝나고 묘소 참배도 이어졌다. 산악인 고 고미영은 세계 최단 기간인 2년 7개월 만에 세계 8000m이상의 11개봉 등정 기록을 남기기도 한 여성 산악인이다.
추모식에는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 권익현 부안군수, 이한수 부안군의회 의장 등이 참석해 추모사를 했다.
특히 박호정 고미영기념회 회장은 “전북 부안 출신인 고미영 님이 저희 곁을 떠난 지, 어느새 10주기가 됐다”며 “우리는 그의 불굴의 도전정신과 희망찬 미소를 기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과보고, 헌시 낭독과 가족인사(고인의 오빠 고석균 씨) 순으로 진행됐다. 기새원 시인은 헌시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송했고, 배우 겸 아트디렉터인 오솔미 시인은 헌시 ‘지금처럼 그대 품안에’를 낭송했다.
지금처럼 그대 품안에
오솔미
숨이 차오른다. 숨이 차오른다.
점점 내 자신을 무장하던 세속의 짐들을 내려놓는다.
자연에 순응한 채 이제 서서히 그대만을 의지하고...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그곳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아! 오르면 오를수록 그대의 체온은 귀히 따스히 내게
전해져오고 오르면 오를수록 그대의 눈동자는 내게 속삭이네
“사랑한다고”
드디어 그 하늘과 맞닿은 그곳에서...
그댄 나를 가슴에 넣고 난 그대의 가슴에 안식했네
“사랑해” 내 사랑 영원히 이렇게 그대품안에 안식하리..
“지금처럼” 그대품안에...
시낭송을 마친, 오솔미 시인은 “시낭송을 하는데 눈물을 보인 사람들이 있었다, 마음으로 쓴 시를 느껴줘서 감사했다, 그리고 그녀의 숭고한 삶과 산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아름다웠다, 그래서 그는 산을 사랑했고 산은 그녀를 사랑했던 것 같다, 10주기 추모식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시에서 ‘그대’는 고인이 좋아했던 산일 수도 있고, 낭가파르밧 등정을 마치고 하산 후,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고인은 생전 세계최단 기간인 2년 9개월 만에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 2위봉인 K2(8611m) 3위봉인 칸첸충카(8603m) 등 세계 8000m이상의 11개봉 등정에 성공했다. 사후인 2010년 7월 8일부터 2011년 4월 26일까지 동반 산악인인 김재수 대장이 세계 6위봉인 안나푸르나(8091m)를 끝으로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14좌를 완성했다.
고인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 국내 여성 스포츠클라이밍의 1인자였다 이후 고산등반에 열을 올렸고, 2006년부터 2009년 7월 낭가파르밧에 이르기까지 2년 9개월간 김재수 대장과 함께 했다. 한 시즌에 8000m급 고봉 3개를 연속 오르기도 했다. 당시 여성 산악인 오은선 씨와 쌍벽을 이루기도 했다.
산악인 고 고미영은 67년 7월 3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에서 출생해 하서초등학교·하서중학교와 부안여고를 졸업했다. 청주대학교 중국어학과와 상명대학교 체육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