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 돌입한 개혁신당…허은아계·이준석계 충돌

보수 성향의 야당인 개혁신당의 집안싸움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준석계 인사로 분류되는 김철근 전 당 사무총장을 허은아 대표가 전격 경질함에 따라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한 것이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사태는 모두가 알 듯 김철근 전 사무총장 해임에서 비롯됐다”며 “당대표가 자신의 권한에 따라 당을 운영하겠다는데 이른바 대주주의 비위가 거슬렸다는 이유로 당대표를 쫓아내려 한다”고 질타했다.
허은아 대표는 “지금 (개혁신당에서) 벌어진 상황은 2022년 국민의힘 상황과 다를 게 없다”며 “당대표가 이준석이 아닌 허은아이며, 대주주가 윤석열이 아닌 이준석”이라고 강조했다.
허은아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김철근 전 당 사무총장 해임은 작년 12월16일”이라며 “(다음날인) 12월17일부터 이준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그날 사무처 직원들은 집단 성명서를 발표하며 당대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개혁신당 사무처 당직자들 대부분은 김철근 전 당 사무총장이 임명했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실제 허은아 대표는 작년 5월19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로 선출됐고, 이전 지도부는 이준석 의원 체제에서 이뤄졌다. 이준석 지도부 때 김철근 전 당 사무총장은 사무총장직을 비롯해 당 공천관리위원직을 역임했다.
허은아 대표는 또 “작년 12월19일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천하람 원내대표 등 이준석 의원과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대표 권한 박탈’을 시도했다”며 “그동안 이준석 의원과 가까운 지도부는 험한 분위기를 만들며 저에게 부당한 압박을 했다”고 폭로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하라”고, 이기인 최고위원은 “김철근 사무총장 해임을 철회하라”고. 이주영 정책위 의장은 “당 대표 권한을 이양하라”고, 전성균 최고위원은 “지도부 총 사퇴하자”고 주장하며 허은아 대표를 압박했다.
반면 이준석계 천하람 원내대표는 “개혁신당 갈등 사태의 핵심은 당직자의 비명”이라며 “애먼 이준석 의원을 상왕이라며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허은아 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을 허은아 의원실처럼 이끌어가려 했다는 것, 본인 위주로 당무가 돌아가야 하며, 당직자나 사무총장이 바로 잡으려 할 때도 ‘내가 당 대표인데’라며 본인의 생각을 밀어붙이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준석계 인사인 이기인 최고위원도 “허은아 대표는 이 모든 사안이 자신을 향한 음해이고 모략이라고 착각한다”며 “망상도 이 정도면 병”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