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 70돌을 맞아 분단극복과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관계 보도에 대한 점검 토론회가 열렸다.
10일 오후 3시 '광복 70돌 6.15공동선언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가 주최하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가 주관한 ‘남북관계보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서울시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20호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반북’으로 회귀하는 대북 보도’에 대해 발제를 한 김춘효(언론학 박사)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위원은 “2008년 등장한 이명박 (2008-2012)과 박근혜(2013-현재까지) 정권은 민주정부의 대북 포용 정책을 계승 발전시키기보다 북한 고립화 정책으로 수정했다”며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은 미국의 대북정책과 궤를 같이 하면서 북한을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잠정적인 적으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평화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통일 정책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동북아 외교정책의 연장선에서 북한을 잠재적 적으로 규정하는 대북 정책을 수립했다”며 “북한 보도횟수가 줄어든 것은 남북한 정상과 고위급 회담이 보도의 주류를 이뤘던 민주정부와 달리 보수정권은 북한과의 공식 만남을 대북 정책에 포함시키지 않아 행사 관련 스케치 기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위원은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가 북한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동반자적 관계로 설정하고, 대북화해 정책을 표면화함에 따라 남한 언론의 뉴스 프레임은 ‘통일 프레임’으로 바꿨다”며 “이명박 정권이 민주정부의 대북 화해 정책을 거부하고 반북 이데올로기를 국내 정치로 활용하면서부터 남한 대북 뉴스 프레임은 다시‘반북 뉴스 프레임’으로 회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하지 않는 남북 적대의식 조장 보도’를 발제한 이용마(MBC 해직기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해방 70년, 분단 70년이 되었지만 그동안 남북의 이질성은 심화되었다”며 “남한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시점에서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 언론이 통일의 당위성과 통일의 이점에 대해 새롭게 설파하고 나선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라며 “하지만 이 고민은 현재의 김정은 체제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어떻게 점진적인 남북통합의 길로 갈 것인지,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이는 공허하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하면 자본의 논리만을 내세워 북한 체제의 급변을 초래해 득보다 실이 많은 우를 범할 수도 있다”며 “보수와 진보를 떠나 남북관계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관계 다운 남북관계가 실종된 근저에 ‘북한 불안정론’이 자리 잡고 있다”며 “특히 언론이 여기에 발맞추거나 심지어 주도하고 나선 것은 우리 언론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고승우(민언련 이사장)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정책위원장 사회로 진행했고, 김정환 KBS 기자, 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장용훈 <연합뉴스> 북한전문 기자,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등도 토론자로 나서 열띤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토론회 앞서 개회사를 한 김환균(언론노조위원장)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 공동대표는 “광복 70돌맞이 분단 극복과 평화 통일을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언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며 “과연 언론이 남북교류와 민족화해, 평화통일을 위해 지렛대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니면 걸림돌인지, 광복 70년을 정치적 이벤트 또는 관례적이며 형식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격려사를 한 이창복 광복70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 상임대표는 “지금 남북 모든 민간단체의 방북이 가로막혀 있듯이 언론인들 역시 5.24조치로 인해 방북취재가 차단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AP통신 등 외국 언론들이 평양에 지국을 내고 실시간으로 기사를 송고하고 있는 이때에, 통일의 당사자인 남과 북의 언론인들이 서로 방문해 취재할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인사말을 한 정일용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공동대표는 “남북관계 보도, 민족문제 보도에서 유난히 비상식적인, 몰상식한 측면이 눈에 띈다”며 “이른바 ‘북한의 핵문제’ 보도는 국제사회의 불평등한 핵 역학관계를 떠나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고 전했다.
개회식은 이준희(한국인터넷기자협회 수석부회장)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집행위원이 진행했다. 이 토론회는 <한겨레>, <프레시안>,< 미디어오늘>이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