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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74] 우태훈 ‘명절날 일하는 사람들’

예전에는 아버지가

일하시었는데

요즘에는 내가

일하고 있다.

 

그때는 참 이해가

안 가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가는 일이다.

 

해야 할 일이 명절보다

먼저인 것을 깨닫기까지는

한참의 세월이

흐른 후였다.

 

-우태훈, 시 ‘명절날 일하는 사람들’

 

이번 칼럼에서는 우리 민족 고유명절인 설과 관련된 본인의 작품인 ‘명절날 일하는 사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필자가 지난 2012년 12월15일 발간한 <겨울바다>에 수록된 시다. 설날은 한해의 첫 날을 기리는 명절로, 보통 온 가족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게 관례다. 하지만 설날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노동자들과 특수직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번 시는 명절을 제대로 보낼 수 없는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소개하게 됐다.

 

CJ대한통운 택배 노조의 파업이 약 한달간 지속되는 가운데 명절을 앞둔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25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노동조합 소속 광주·전남 택배기사들은 작년 말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지속 중이다. 이들은 택배노조 인정을 비롯해 노동자들의 인권 상향을 촉구했다. 이들뿐 아니라, 우리사회 곳곳에서는 명절에도 묵묵히 구슬땀 흘리는 노동자들이 존재할 터다. 그런 이들을 위해 우리사회가 할 수 있는 캠페인은 무엇이 있는지 한 번쯤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 설 명절에 노동을 하는 이들을 위한 존중 캠페인이 포착됐다.

 

부산이동플랫폼노동자지원센터 ‘도담도담’은 택배와 배달 물량이 폭증하는 설 명절을 앞두고 서면 동보플라자 앞에서 택배, 배달 노동자 존중 캠페인을 예고했다. 작년 연이은 과로사로 우리사회에 충격을 선사한 택배 노동자들의 실태가 드러나면서 이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배해진 게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음식 배달 노동자들 역시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센터 측은 “설 명절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택배, 배달 노동자를 응원하는 스티커를 시민들에게 배포하고 포스트잇으로 직접 응원의 한마디를 쓰게 하는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필수 노동'인 배달 노동 존중 의식을 널리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이유를 밝혔다. 해당 캠페인이 전국 곳곳에 널리 퍼진다면 명절날 일하는 사람들이 조금은 존중받는 사회가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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