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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66] 정선영 ‘꿈을 꾸듯-몽골 테를지에서’

푸른 잔디에

이슬은 빛나고

 

리듬타고 노래하는

바람, 바람.

 

풀속의 작은 꽃잎에도

사랑 전하는 맑은 햇살

 

사이좋게 풀 뜯는 야크들의 언덕

그곳에 핀 민들레들.

 

돌산이 부끄러운 듯

산 가리는 구름 그림자

 

그곳에 있었다

낯설지 않게

 

꿈을 꾸듯

내 고향은.

 

-정선영, 시 ‘꿈을 꾸듯-몽골 테를지에서’

 

이번 칼럼에서는 정선영 시인의 시집 ‘내 안의 길’에 담긴 ‘꿈을 꾸듯’이란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정 시인과 필자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 한국시낭송가협회 및 백양문학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꿈을 꾸듯이란 시의 제목에 ‘몽골 테를지에서’라는 부제를 달은 점을 비춰볼 때, 그의 작품은 몽골 여행 때 느낀 점을 문학으로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시인들은 종종 세계 곳곳을 다니며 기행시를 쓴다. 정 시인의 이번 작품은 공개되자 몽골의 자연경치를 글로써, 깨끗한 문학적 표현을 가미해 작성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 작품을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미중갈등과도 연관이 깊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인도태평양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이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행보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은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 전투기를 동원한 무력시위를 벌이는 모습에 대해 “(전쟁) 예행연습처럼 보인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이어 “우리는 가공할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경쟁을 두려워하는 나라가 아니다. 공황과 비관이 아닌 자신감과 결의를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더불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영상회담을 하고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따른 우크라이나 긴장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국제사회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정 시인이 쓴 기행시, 그리고 앞으로 시인들이 써내려갈 기행시는 추억거리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다. 국제사회에서 발생하는 강대국들의 갈등이 무력이 아닌 대화로 원활하게 해결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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