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흥국마저 등 돌렸다…국민의힘에 냉랭한 국민 시선

시사1 박은미 기자 | 최근 가수 김흥국의 ‘정치와 결별’ 선언이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연예인의 행보 변화로만 보기 어렵다. 그동안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연예인 중 한 명으로 공개적인 정치적 발언과 선거 지원에 나섰던 인물이 스스로 “정치는 완전히 끝냈다”고 선을 그은 것은,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정치적 현실과 맞물려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김흥국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보수 진영의 ‘확성기’ 역할을 자처해왔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최근까지도 캠프 합류와 공개 발언을 이어가며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 발언에서 그는 정치에 대한 미련보다 “차가운 시선”, “바닥까지 떨어진 평가”, “가족에게 미안함”을 먼저 언급했다. 이는 정치 참여가 개인의 이미지와 생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김흥국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정치권 전반에 대한 피로감과 불신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은 총선 이후 쇄신 논란, 계파 갈등, 지지율 정체 속에서 대중적 공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선거 국면마다 정치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던 연예인들조차 부담을 느끼는 상황은, 당에 대한 국민 정서가 얼마나 냉각됐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김흥국이 “내년 선거와 관련해 아예 연락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대목은 상징적이다. 이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세력과의 거리 두기를 넘어, 정치가 개인의 삶과 직업 영역을 잠식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읽힌다.

 

결국 김흥국의 복귀 선언은 연예계 복귀 이상의 메시지를 던진다. 정치권, 특히 국민의힘이 여론과의 거리, 국민 정서의 변화를 얼마나 예민하게 감지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유명 인사의 지지 선언보다 중요한 것은 왜 그들이 등을 돌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성찰이라는 점을, 이번 사례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