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50조 국내 투자…반도체 경쟁력 재정비

시사1 장현순 기자 | 삼성전자가 국내 생산기반 확충과 글로벌 인공지능(AI) 협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며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리더십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약 45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공개했다. 이번 투자에는 경기도 평택 캠퍼스 내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이 포함되며, 급증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메모리 생산능력 확충이 핵심 목표로 제시됐다.

 

투자 계획이 발표된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개장 직후 3% 이상 상승하는 등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에서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의 설비 확충도 함께 검토하며, 연구개발(R&D) 강화와 청년 고용 확대, 지역 균형발전까지 포괄하는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도 공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OpenAI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메모리 공급망 참여 폭을 넓히고 있으며, 최근 NVIDIA의 고성능 AI 칩 공급 확대에 따라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수혜를 보는 구조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AI·HPC(고성능컴퓨팅) 수요 확대가 초래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가 메모리 중심의 기존 강점에 더해 신규 기술 협업 네트워크를 확보하며 경쟁력 강화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규모 투자 계획에는 실행 리스크도 존재한다. 설비 증설에 따른 장기간의 투자 회수 기간, 경쟁사와의 AI 메모리 및 파운드리 경쟁 심화, 미·중 기술 패권과 맞물린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국내 대규모 투자는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산업 환경을 고려할 때 전략적으로 유의미하다”며 “다만 설비 완공과 가동 시점, 글로벌 수요 회복, 차세대 기술 확보가 맞물려야 투자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