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 맞은 민주노총 "노동기본권 보장" 촉구

동대문 DDP앞서 전국노동자대회

민주노총이 8일 전국노동자대회를 통해 "노동기본권 보장과 사회대개혁"을 촉구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양경수)은 8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중구 장충단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25년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조합원 5만 여명이 모인 민주노총은 "민주노총 30년, 모든 노동자를 위한 결심을 새기며, 새로운 30년의 전망과 결심을 선포하는 대회"라며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이어,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노조법·근로기준법 개정을 요구하며, 굴욕·종속 외교를 거부하고, 일하는 모든 노동자와 함께 나아가겠다는 결심을 선포하는 대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참가자 결의문을 통해 "민주주의와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해 온 우리는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우리 사회의 자주와 평등을 실현하는 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개정노동법에 따라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온전하게 되찾기 위해 2026년을 원청교섭과 비정규직 권리 쟁취의 원년으로 만들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작업중지권을 반드시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3대 입법,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초기업교섭의 제도화와 단체협약 효력확장, 작업중지권 보장 입법화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내란청산의 핵심은 내란세력 국민의힘이 벌여온 반노동정책의 전면 폐기와 노동권, 민중생존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청·특수고용노동자 교섭권 온전 보장 및 원청교섭 실현,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및 초기업교섭 제도화 그리고 작업중지권,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 및 노동자 일자리 지키기, 국민의힘을 비롯한 내란세력 청산과 사회대개혁 실현 등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대회사를 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30년을 맞아 이제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이 되기 위하여, 모든 노동자들의 자부심이 되기 위하여, 특고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쟁취하자"며 "업종의 담벼락을 넘어 초기업 교섭을 조직하고 울타리 밖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민주노총이 되자. 더 이상은 죽지 않게 작업중지권을 보장해서 우리 스스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다시 단결하고 연대해야 한다"며 "정규직이 비정규직의 손을 잡고,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손을 잡고, 성별과 인종과 국적의 차이를 넘어 모두가 단결하고 연대해 싸울 때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민주노총은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해마다 열린 열사 정신 계승 노동자 대회, 투쟁 동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며 "민주노총 창립 이후 해마다 전태일 열사 결승 노동자 대회를 열고 투쟁 의지를 다져왔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의 통상 조치는 한국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베어 있는 돈을 뺏어가는 날강도 짓거리"라며 "한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줄어들게 만드는 제국주의 만행이다. 박근혜 탄핵 파면 투쟁 때처럼, 윤석열 탄핵 파면 투쟁 때처럼 다시 떨쳐 일어나 미국의 경제 침략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현장투쟁사업장을 대표해 투쟁사를 한 김태균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위원장은 "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가 지하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국가의 교통복지 정책"이라며 "그런데 그 비용은 지금까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로, 지방정부는 지하철 운영사로, 지하철 운영사들은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적자를 이유로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강요해 왔다"고 피력했다.

 

이어 "정부가 만든 제도라면, 정부가 비용을 책임지는 것이 상식이다. 이제는 지하철 공익서비스 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을 법으로 명시해야 한다"며 "정부가 재정을 분담해 노후시설을 교체하고, 안전인력을 충원하며, 시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철훈 언론노조 좋은책신사고지부장은 "이미 직장내에서 14건의 직장 내 괴롭힘과 3건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받았다. 그런데도! 사장은 단 한 번의 처벌도 받지 않았다"며 "게다가 회사 안에 법당을 만들어, 법회를 열고, 직원들을 자신의 양자로 들이는 기이한 경영 행태까지 벌이고 있다. 이게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김희정 대경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폭력적으로 단속해 죽고 다치게 만드는 것은 정당한가, 우리는 묻지 않을수 없다"며 "한국법무부에 쫓겨 죽은 베트남 뚜안 님과 미국 이민단속국에 단속되어 죽어도 잊지 못할 폭력을 경험한 한국 노동자들은,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노동자"라고 밝혔다.

 

안수용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홈플러스 문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며 "10만 명의 노동자, 수십만 명의 지역상인과 농·수·축산인그리고 국민연금까지 얽혀 있는 온 국민의 생존이 걸린 국가적 재난 사태"라고 정부에게 해결을 촉구했다. 

 

정준현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아이오닉 전기차를 만드는 현대차 울산1공장은 물량이 없어 휴업을 밥 먹듯 하는 와중에도 현대차 자본은 태국에서 현지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며 "현대제철은 포항2공장은 폐쇄하는데 미국에다 대규모 일관제철소를 짓겠다 한다. 그 돈 마련한다고 잘나가는 현대제철 자회사, 현대ifc를 투기자본에 매각하려 하고 있다. 도대체 어느 나라 기업들이냐"고 반문했다.

 

 

 집회에서는 풍물 및 노래, 몸짓 문선대 공연, 극단 '공연과 상상' 공연 등이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다.

 

이날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치고, 2진으로 나눠 동대문 DDP → 세종호텔 고공농성장으로, 동대문 DDP → 서울고용노동청을 향해 행진을 했다.

 

한편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한국노총도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해 정년 연장 연내 실현, 노동시간 단축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