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청구인은 국회 통제에도 불국하고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해제결의안을 가결시킬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 덕분이다. 피청구인은 헌법 수호의 책무를 져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 마침내 시민들의 저항이 주권자 시민과 헌법을 배반한 불의한 권력자를 끌어 내렸다."
제18자 범시민대행진 진행자가 강조한 말이다.
사회대개혁 18차범시민대행진 '주권자 시민의 승리의 날' 집회가 봄비가 내린는 가운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 주최로 5일 오후 4시부터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렸다.
먼저 두 사람의 진행자은 "가슴 벅찬 헌재의 선언을 또박 또박 남겨 보려고 한다"며 "한 단어씩 따라 외쳐주시라"고 밝힌 후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를 한 단어씩 선창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가 승리했다.'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우리가 역사다.' '새세상을 맞이하자.'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첫 발언을 한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드디어 봄이 왔다"며 "늦게나마 헌재에서 파면결정이 내려져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게 빛의 광장에서 이를 실현시킨 주권자 시민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너무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파면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앞으로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극우내란세력의 재집권 저지를 위한 정권교체 과업 완수와 내란세력 청산 그리고 사회대개혁을 완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민 김동휘씨는 "극우의 폭력과 법치훼손에 맞서 우리는 헌정질서 회복을 목이 쉬도록 노래했다"며 "살기가 당당한 저들의 혐오에 맞서 다양한 빛과 깃발의 물결로 광장의 자유를 넘실 거리게 했다"고 전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온 시민 박나혜씨는 "불합리한 일에서 벗어나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을 기대했다.
"윤석열 파면으로 앞으로 나갈 첫발을 내딛었으니, 어느 정당도 해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혜화역에서 시위를 하지 않아도 교통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날이, 세월호, 이태원, 4.3, 5.18 그리고 슬픈으로 얼룩진 모든 유족들이 분노가 아닌 그리움으로 맺힌 슬픔 만이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날이, 더이상 성소수자들이, 가난한 이들이 굶어 죽지 않는 날이, 어린 아이들이, 노인들이, 여성들이 차별받는, 모든 이들이 차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날이, 불합리한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드디어 오곘다고 생각한다."
국회탄핵소추단장인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은 "피로 쓴 역사를, 혀로 지울 수 없고 피로 쓴 헌법을, 그누구도 파괴할 수 없다 이것이 민심이요. 이것이 헌법 정신"이라며 "이것을 증명해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고맙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윤석열은 감옥 속으로 내란정당 국민의 힘은 역사 속으로 보내야 한다"며 "내란의 반역자를 용서할 수 없다. 내란옹호 내란 선동 내란 부역자는 결코 용서해선 안된다"고 피력했다.
정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진행자들은 "비상계엄 123일 만에 내란수괴 윤석열을 무너 뜨렸다"며 "우리가 저 내란세력들을 무너뜨렸다"고 강조했다.
오는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이날 김종기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시키니 촉촉한 봄비가 이렇게 좋고 반가울 수가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새월호 가족들에게는 지난 11년이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은 한 겨울처럼 시린 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비상계엄 당일부터 윤석열의 내란 행위에 대한 대통령 기록물을 한덕수 권한대행이 지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황교안 권한대행이 지정물을 대통령 지정으로 봉인된 박근혜 7시간 기록과 윤석열 내란 지정물 지정 반대 서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희귀 질환을 가진 지체장애자 페미니스트 김은선씨는 "우리가 들고 있던 피켓과 구호 하나하나의 걸음 마다 차별과 불평등을 뚫은 시대와의 불화를 우리의 몸들이 결국 이겼다"며 "우리는 새롭게 민주주의를 만들 자부심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23번째 집회에 참석했다는 시민 안주현씨는 "지난 넉달을 각자의 방식으로 견뎌낸 우리들은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이라며 "빛의 힘을 아는 사람이기 됐기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2.3일 국회 앞에 두려움을 안고 도착해 밤을 밝히는 수많은 불빛을 보았다"며 "끝없는 민주시민들의 행렬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주권자 국민이 원한다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외쳤는데 그것이 실현돼 파면까지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대개혁 선언문' 낭독이 있었다. "내란이 끝나고 민주주의의 봄이 왔다. 윤석열의 느닺없는 계엄에 빛의 혁명군들은 여의도 탄핵의 시동을 걸었고, 트랙터 정봉준 투쟁단은 남태령에서 경찰의 저지선을 뚫었다. 혹독한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남동에서 은박지 키세스 시민들은 윤석열을 구속시켰다. 광화문에 모여 우리는 행진을 했다. 시민들은 거리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발언했고, 서로의 말을 경청했고 응원했고 연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대외협력위원장,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권한대행,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시회민주당 대표, 정상천 노동당 사무총장, 이상현녹색당 대표, 권영국 정의당 대표 등 야당 대표 발언도 이어졌다.
박희원 비상행동 상황실 활동가는 "우리가 승리했다"고 외쳤다. 그는 "윤석열은 아직 구속되지 않았고 내란공범들은 숨어 있다. 끝날 때가 까지 끝난 게 아니"리며 "하지만 오늘 만큼은 4개월간 이 광장을 만든 수많은 얼굴들을 떠 올려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중가수연합, 싱어송 라이터 이한철, 차세대, 아카시아 등 공연도 펼쳐졌다.
다음은 18차 범시민대행진 사회대개혁 선언문이다.
탄핵 너머, 대선 너머, 사회대개혁으로 세상을 바꾸자!
어제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했다. 내란의 겨울이 끝나고, 민주주의 봄이 왔다. 윤석열의 느닷없는 계엄에 우리 '빛의 혁명군'들은 여의도에서 탄핵의 시동을 걸었고, 트랙터 전봉준투쟁단은 남태령에서 경 찰의 저지선을 뚫었다. 혹독한 눈보라가 몰아친 한남동에서 은박지 키세스 시민들은 윤석열을 구속시켰다. 그리고 광화문에서 우리는 모였고, 행진했다. 시민들은 거리에서, 광장에서 꼬박 밤을 새며 발언했고, 서로의 말을 경청했고, 응원했고, 연대했다. 우리는 한겨울 광장의 시민 목소리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갈무리했다. 광장의 시민들은 탄핵을 넘어 더 넓고 강화된 민주주의, 시민이자 노동자로서의 존엄, 생명·안전·평화를 보장 하고 기후정의를 이루는 세상을 꿈꿨다. 또한 떳떳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존중받는 세상을 갈망하였다. 우리는 이렇게 상상하고, 대화하고, 연결하며 12개 세상을 만들었다.
1. 다시 민주공화국 시민이 주인되는 세상을 열자! 정치를 바꾸기 위해 정당설립의 문턱을 낮추고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정치인이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결선투표제 도입과 비례성 강화가 필요하다. '검찰공화 국'의 병폐를 시정하기 위해 검찰 수사권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공수처의 수사 범위와 인력 강화하며, 권 력감시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더욱 보장해야 한다. 수도권에 편중된 권한을 분산하여 마을부터 중앙정부까지 자치권을 보장하고, '시민사회청'을 설치하여 시민들의 사회참여 권리를 보장하자
2. 정의로운 경제와 민생이 안정된 사회를 열자! 시민들 삶은 불평등과 양극화, 부의 편중, 집값 상승, 불공 정한 관행으로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민생 안정에 초점을 맞춘 적극적인 재정 기조로 전환하고, 재벌 대기업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경제적 약자 중심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임차인 권리 강화와 양질의 공공주택 공급이 필요하며, 민간 주도의 개발 사업도 공공성 중심으로 재편하자. 골목경제 활 성화와 자영업자, 중소상인 지원이 시급하며, 플랫폼기업 독점규제법을 제정하자
3. 평화․주권․역사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열자! 대북 전단살포, 접경지역 군사훈련 등 충돌 유도의 적대적 군사활동을 당장 멈추자. 종전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군 병력의 감축과 복무제도 개선으로 방위력을 현실화하자.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해결하고 우리의 주권과 평화를 지키기는 균형외교로 전환하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과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의 즉각 이행,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권 리가 보장되는 '진실화해위원회법' 개정, 그리고 분단과 혐오정치의 국보법을 폐지하자. 외교·안보 정책 결정에 여성 참여 확대 및 시민참여 제도화, 평화통일교육 활성화로 지속가능한 평화의 기반을 만들자
4. 기후 위기 너머 정의로운 생태사회를 열자! 기후 위기의 피해는 불평등한 구조와 맞물려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된다. 기후 위기의 정의로운 해결은 온실가스 대부분을 배출하는 산업과 대기업들의 책임부터 물어야한다. 소득세와 법인세의 누진율 강화로 세수를 확보하고 공공서비스에 투자하자. 조속한 탈석탄과 탈핵으로 공공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신공항과 케이블카와 같은 생태학살을 중단하고, 4대강 재자연화를 추진하며, 땅과 바다의 생태계 보호구역을 확대해야 한다.
5.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한 돌봄중심사회를 열자! 윤석열은 '약자 복지'라며 돌봄과 복지를 '권리'가 아닌 '시혜'로 만들었고, 의료민영화도 추진하고 있다. 성장하고, 노동하고, 아프고, 나이가 들어가는 생애주기에서 우리는 서로의 돌봄이 필요하고 이는 모두의 권리이다. 차별없는 돌봄을 위해 정부 지출은 반드시 확대하고, 건강보험과 공적연금 강화,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등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 하고, 장애인도 지역사회에 함께 살아가기 위해 집단수용 장애인거주시설과 장애등급제를 폐지해 탈시설권 리를 실현하자.
6. 좋은 일자리와 보편적 노동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열자! 이 땅의 노동자들은 어디선가 고공농성 중이고, 파업 때문에 손해배상을 당하고, 고용불안과 산업재해, 임금체불로 고통속에 있다. 노동자이지만 누구는 노동법 바깥에서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평등하게 노동할 권리와 노조할 권리, 정치적 기본권 강화가 필요하다. 윤석열 파면 이후 노동에 기반한 평등공화국, 이윤보다 노동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여야 한다.
7. 생명・안전이 지켜지는 세상을 열자! 매년 2천 명이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일터에서 다치거 나 아픈 사람이 13만 명이다.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도록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하자. 중대재해처벌법 에 중대시민 재해를 적용하고 공무원 처벌을 강화하자. 안전할 권리는 직종, 고용 형태, 규모와 무관하게 적 용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지 않도록 '작업중지권'을 폭넓게 보장하자. 생명 안전을 '생태계'와 '비인간 동 물'로 확장하고, 살처분 제도를 중단하고, 생명을 도구화하는 축제・의류・화장품・전쟁 등 산업을 전환하자.
8. 모두의 존엄과 공존을 위한 성평등․인권 사회를 열자! 윤석열의 퇴진을 넘어 인권과 성평등이 기본가치 가 되어야 한다. 18년간 미뤄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국가 성평등 정책 전담부서를 강화하자. 동의 여부로 강간죄 구성 요건을 바꾸고, 친밀한 관계 여성폭력의 포괄 입법, 성착취 산업 해체, 성·재생산 권리보장으로 사회 전반의 성차별을 해소해야한다. 장애인도 1층이 있는 삶을 누리고 이동할 수 있으며, 장애・이주아동・결혼 이주여성의 교차적 차별을 해소하자. 누구나 상대의 성별과 관계없이 혼인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권을 보장하자.
9. 언론·정보통신·문화의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를 열자! 공영방송을 시민 곁으로 되돌리자. 방통위와 방심위를 재구성하자. '미디어개혁특별위원회' 구성하여, 미디어의 공공성 강화, 시민의 미디어기본권과 정보주권, 혐오차별 배제를 위한 시민공론장을 열자. 유튜브나 페이스북에서 혐오와 폭력이 자라지 못 하도록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화해야한다. 헌법의 '말하고 모일권리'가 보장되도록 집시법을 개정하고, 전국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불필요한 간섭을 못하게 하자.
10. 식량주권과 먹거리가 보장되고 지역이 살아나는 세상을 열자! 농업의 파괴로 밥상은 출처 불명의 해외농 산물이 점령했다. 식량주권 실현을 위해 농민권리 보장과 전 국민의 차별없는 먹거리기본권을 위해 정부와 국회는 농정대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농업・농촌・먹거리 문제를 해결을 위해 생태농업으로 전면적 전환, 농촌주민의 기본적 소득보장과 안전망을 구축하자. 자치와 협동 그리고 생산자・소비자・정부 간 협치농정은 더 미룰 수 없는 국가의 기본과제이다. 윤석열이 거부한 농업 4법은 다시 입법화하자.
11. 교육과 청(소)년의 삶에 평등을 여는 세상을 열자! 민주주의와 평등을 배워야 할 학교에서 반민주와 서 열, 차별의 질서가 판치고, 학생인권조례마저 없앴다. 그 틈새에 딥페이크 범죄나 성차별주의도 기승이다. 인 권과 민주주의는 줬다 뺏을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경쟁교육을 민주・평등・포용교육으로 당장 전환하자. 학 생인권법을 제정하고, 학생․교원의 정치기본권을 강화하며, 치솟는 대학등록금도 시급히 해결하자. 청년의 주 거와 일자리를 해결하자. 채용절차법 개정과 자립 지원은 청년의 불평등을 해결할 작은 시작이다.
12. 내란의 완전한 종식과 헌정질서를 회복하자! 윤석열의 파면과 주요 종사자들의 처벌만으로는 불처벌의 부정의가 발생할 수 있다. 내란 행위뿐만 아니라 내란 이후 부적절한 권한의 행사, 전쟁 유발 등 헌법 파괴 행위들도 명백하게 책임을 규명하고 처벌해야 한다. 내란을 용인했던 시스템을 개선하고 그 진실을 기록하 여 다시는 내란이 없도록 완수될 때 비로소 내란은 종식된 것이다. 그리고 계엄 세력과 혐오와 폭력을 선동 하는 이들은 서로 다르지 않고,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다. 우리는 훨씬 더 도덕적이고, 포용적이며, 민주 적이고 인권적인 태도와 실천으로 이들과의 내전을 끝낼 것이다.
우리는 다음 대통령이 누구든 광장의 시민들은 '권력의 주인'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정치를 감시하고, 권력 을 견제하고, 시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기 위하여 서로에게 묻고, 연결하고, 해결해 나갈 것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바꿔나가자! 이제는 탄핵을 넘어, 대선을 넘어, 사회대개혁의 대장정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