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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대 환자수, 선진국 처럼 1:5로 가야한다"

양대노총 의료노조와 대한간호협회 주관 국회토론회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1:5로 하는 국가의 의료정책이 돼야 한다.”

 

오는 12일 제52회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11일 오전 10시부터 양대노총 의료노조와 대한간호사협회가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공동 주관한 ‘이제는 간호사 대 환자 1 : 5’란 주제 토론회에서 사회적 돌봄과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문제가 화두가 됐다.

 

 간호인력 문제의 현재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선진국의 간호사 수와 환자 수가 1:5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상급종합병원 16.3명, 중소병원 43.6명으로 나타났고, 숙련된 간호사 부족문제는 결국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며,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관련 전문가와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 한국노총 의료노련(위원장 신승일),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영경)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보건의료노조가 직접 조사한 전국 126개 의료기관 현장 간호사 실태조사 및 대국민 간호사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공유와 함께 간호인력 문제 해결의 핵심과제로 ‘근무조별 간호사 1인당 환자 비율 1:5'실현 방안이 논의됐다.

 

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 간호인력기준 법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 PA간호사 불법의료 근절과 의사인력 확충, 적정임금보상, 모든 간호인들의 근무조건 개선 토대를 만들기 위한 ILO 간호협약 149조 비준 방안 등도 다뤄졌다.

 

‘이제는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에 대해 기조 발제를 한 이주호 민주노총 의료보건노조 정책연구원장은 이날 ‘올 국내간호사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간호사는 정신노동, 육체노동, 감정노동, 밤 근무 교대노동, 국한업무를 하는 노동자”라며 “노동존중이 아닌 노동착취로 지탱하는 병원, 노동집약산업이 아닌 노동학대 산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 간호사들의 핵심 요구로 ▲간호사대 환자비율 1:5 실현과 함께 근로시간 특례업종 폐지를 통한 노동시간단축과 교대제 개선 ▲의사와 임금격차 해소를 통한 간호사 적정임금보상과 산별임금체계 마련 ▲의료현장에서의 불평등 양극화해소를 위해 ILO 간호협약 149조 비준 방안 등을 제시했다.

 

간호사 대 환자 수 1:5를 위한 세부 방안으로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 ▲간호관리료 차등제 ▲ 간호인력 수급대책 ▲관련 법 개정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의 관계를 의사 중심의 수직적·위계적 관계에서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면서 수평적 협업 관계로 규정해야 한다”며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는 기치아래 의료 공공성 강화운동의 중심이 돼야 한국 의료개혁과 간호사 인력 문제를 동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노련이 바라보는 간호사 인력문제 해법’에 대해 기조발제를 한 김옥란 한국노총 의료노련 정책국장은 “현재 간호사들이 장시간 노동, 불규칙한 교대근무제, 야간 노동, 미흡한 모성보호 등의 불완전한 노동을 하고 있다”며 “간호인력 부족 문제가 살인적 노동 강도에 직면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의료 기반 구축 방안의 일환으로 공공병원 간호사 고용확대와 적정 간호배치 수준 향상을 촉구한다”며 “의료법의 간호사 배치수준 상향, 간호등급제 전면 개편 등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훈화 대한간호사협회 정책전문위원도 기조발제 ‘대한간호사협회가 바라본 인력문제 해법’을 제시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경옥 강릉 원주대 간호학과 교수는 “간호 등급 1~2등의 간호사 배치수준을 1:5로 개선해 한명의 간호사가 5명의 환자를 간호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간호등급제를 개편해야 한다”며 “병원은 정부의 간호인력 지원 정책을 적극 수용해 인력확충과 신규간호사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수현 이화여대 간호대 학생은 “저희 동기가 간호사 선생님과 함께 조현병 대상자의 집에 방문했을 때 해당 대상자가 보호자와 말다툼 하다가 흥분해 칼을 들고 위협했던 적도 있다”며 “병원, 보건소 등 지역사회 실습으로 간호사와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관찰하면서 제 동기와 후배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암울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의료기관 영리화,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의료시장 개방 등의 보건의료정책의 결과가 병원간 경쟁 격화, 영리추구, 규모간 격차 확대, 중소 병원 경영난, 인원충원 곤란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보건의료 부문에서의 공공성 강화가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등도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순림 경북대학교 간호대학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을 했고, 이은영 보건의료노조 경희의료원 지부장과 김영희 한국너싱홈협회 회장이 현장발언을 했다. 이어 박문배 대학병원 간호사 부친이 가까이에서 지켜본 간호사 24시에 대한 가족 발언도 했다.

 

나이팅게일 탄생일을 맞아 72년 제정된, 5월 12일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국회 토론회는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김원이·서영석· 이수진·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한편 지난 10일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나순자)는 오는 12일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국내 간호사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국민 83.3%가 간호사 1인당 환자수 기준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고 했고, 90%가 간호사 한명이 담당하는 환자수를 낮춰야 한다고 답했다.

 

57.8%가 의사와 간호사의 임금 격차를 줄어야 한다고 했고, 67.6%가 의사와 간호사 관계를 수평적 협력적 관계로 개선하기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민 80.3%가 간호사가 우리사회를 지키고 유지하는 핵심필수인력으로 규졍해야 한다고 했고, 환자 방문간호 등 간호사의 역할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답변도 86.1%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간호사 인력 기준을 마련한 것은 환자의 안전과 간호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과제이자, 소진과 사직으로 내몰리는 간호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며 “정부는 간호사 인력 기준 마련을 더 늦춰서는 안 된다, 올해는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를 반드시 이룩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1인당 환자수 기준 제도화를 위한 7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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