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22일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하자 의혹을 제기했다.
표 소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찰이 변사체를 발견한 후 이뤄지는 조사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뒤 “지문 채취 후 주민등록 대조 및 신원확인 물품을 찾는 등의 과정이 없었다”고 밝혔다.
표 소장은 특히 유병언 씨가 순천 별장에서 도주한 지 불과 보름만에 백골 상태로 부패할 수 있는지, 그리고 조력자 없이 왜 혼자 남아서 숨졌는지 등에 대해 상세한 의견을 내놓았다.
표 소장은 먼저 시신이 부패한 상태로 발견된 점에 대해 “시신이 70~80% 백골상태여서 경찰이 가까운 시일 안에 사망한 것이라고는 못 봤던 것 같다 더욱이 겨울용 외투가 있다 보니까 오래 전에 사망한 것이 아닌가 하는 단정을 해 버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병언 씨가 별장에서 도주한 게 5월 25일이었고,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 6월 12일이어서 불과 보름 만에 백골 상태로 부패할 수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불가능하지 않다. 보름만에 시신이 80%가량 백골상태로 부패할 수 있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이유는 “시신의 부패가 상처, 출혈, 동물이나 곤충에 의한 훼손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습도, 날씨, 내부 건강상태 등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표 소장은 시신이 홀로 발견된 것에 대해 “별장이 급습을 당하는 바람에 황급하게 도망가느라 뿔뿔이 헤어진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며 “그 이외 조력자들이 도주 기간 동안 유 전 회장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살해했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자살 혹은 타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표 소장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면서 “시신 발견 상태나 위치 등과 유 전 회장의 나이, 도주 상태로 인한 스트레스 요인 그리고 외부 환경을 조합했을 때 자살도 타살도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울러 표 소장은 “유병언의 죽음으로 그와 유착했던 정관계 인사들 그리고 뇌물, 향응 등에 대한 조사들이 밝혀지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