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문관 우대정책 실시 <01>

제1절 문관 우대정책을 위한 기반 조성

   조광윤은 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후대의 황제들에게 유훈(遺訓)서약비(誓約碑)를 남겨사대부(士大夫)와 글을 올린 자를 죽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즉위하자마자 나라의 경제와 문화 발전을 위해 문관을 우대하고 과거제도를 정비하는 등 문신치국(文臣治國)정책을 역점 추진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그가 추구했던내부를 안정시켜서 외적을 막는 안내외수(安內外守)의 정책은 문()을 중시하고 무()를 경시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거란(契丹)에 조공을 바치는 문약(文弱)한 나라로 전락하고,()나라에게 쫓겨 남쪽으로 밀려 내려간 후 결국은 몽고(蒙古)에 의해 멸망하고 말았다.

만일 후손 중에 조광윤과 같은 명군이 있어 문신치국의 병폐가 나타날 즈음 정치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면 강한 나라로 거듭 태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지식인에 의존해야 하고, 그러려면 교육과 문화를 건설해야 한다.

이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일찍이 10세기의 전제봉건황제인 송태조는 체계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지식을 숭상하고 교육을 보급시키며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결부시킨 사람으로서 조광윤은 봉건제왕 중 처음으로 이를 진지하게 수행한 사람이다.

조광윤은 황제로 즉위하고 나서 학문을 도외시하는 무장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훈계했다.

「말 위에서 천하를 얻을 수는 있어도, 말 위에서 천하를 다스릴 수는 없다.

말 위에서 천하를 지킨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지식과 문화를 존중하고 지식인을 존중하는 나라가 어찌 부흥하지 않을 리 있겠는가?

공정한 과거제도(科擧制度) 실시에 전력하며, 좋은 것은 권장하고 폐단은 제거하며, 재능 있는 자들은 귀천을 가리지 않고 모두 평등하게 대하는 나라가 어찌 튼튼하지 않겠는가?
 
교육을 발전시키고 저술(著述)을 격려하며 온 나라가 독서의 열풍을 일으키는데 어찌 문화의 전성기를 이룩하지 못하겠는가?

 

1. ‘제갈근(諸葛瑾)의 당나귀’

 

송태조 조광윤은 문화적 소양이 풍부한 황제로서 전쟁에서는 병법을 활용해 신묘한 전략, 전술을 고안해냄으로써 매번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는 익숙하게 중국 봉건 문화와 도덕의 정수를 적용하고 구체적 실천을 통해 오대(五代)시기가 남겨놓은 ‘어두운 정치’를 ‘밝은 정치’로 바꾸어 놓았다. 송태조는 ‘문화적 소양’을 매우 중요시했고 또한 그 것을 중요한 정책적 실천과제로 삼았다.

송나라가 수립된 초기의 어느 날, 그는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경성을 시찰했다. 한 성문을 경과할 때 성문 이름이「○○之門」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송태조가 수행한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 성문의 이름에 ‘지(之)’자가 들어가 있는데 무슨 뜻이오?」
 좌우 신하들이 말했다.

「‘○○門’이라고 해도 되는데 괜히 필요 없는 ‘지(之)’자를 쓴 것 같습니다. 이것은 케케묵은 말투의 폐단입니다.」

그러나 송태조 조광윤은 이렇게 말했다.

「원인은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요. 여기에 한 전고(典故)가 있소. 삼국시기 오(吳)나라 대장군 제갈근(諸葛瑾)의 얼굴이 당나귀처럼 길었다고 했소.

어느 때인가 오왕(吳王) 손권(孫權)이 군신들에게 당나귀 한 마리를 끌고 오게 했소. 그리고 당나귀 머리에 ‘諸葛瑾’이라고 쓴 명패를 달아 놓았었소.
 
이를 본 그의 아들 제갈각(諸葛恪)이 아버지의 체면을 중히 여겨 손권 앞에 무릎을 꿇고 “저에게 두 글자만 써 넣도록 허락해 주옵소서.” 하고 간청했소.

손권은 사람을 시켜 붓을 가져오게 했고 제갈각은 명패에 ‘지려(之驢)’라는 두 글자를 더 써넣어서 ‘諸葛瑾之驢’가 되어 결국은 ‘제갈근의 당나귀’라는 뜻이 되어 버렸소. 그러니 어찌 케케묵은 말투의 폐단이라 하겠소?!」

사실상 조광윤이 물은「지(之)」자가 있으면 ‘○○의 문’이 되고 없으면 ‘○○문’이 되는 것으로 뜻은 아주 명백한 것이다.

조광윤이 이 문제를 언급한 것은 자신의 학식을 뽐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무예만 중시하고 문화와 지식을 홀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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