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기표원)이 갤럭시노트7에 대한 안전성조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국가기관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서 책임 있는 행동도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기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현행 제품안전기본법은 제9조제1항의2, 2의2에 근거해 소비자의 생명과 신체 또는 재산에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안전성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폭발 사고가 발생한 갤럭시노트7에 대해 안전성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기존에 언론에서 보도되었던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과 화재 사고에 대해서도 안전성조사는 하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기표원은 갤럭시노트7에 대한 폭발을 최초 폭발로부터 일주일이 경과한 8월 31일에나 언론 보도를 통해 인지하는 실수를 범했다. 결국 9월 1일에야 삼성전자에게 폭발 사고 관련으로 자료요구를 한 늦장 대응이 기표원이 폭발 사고를 늦게 인지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기표원은 또한 안전성조사 대신 삼성전자를 상대로 폭발 발생 원인을 담은 제품사고 발생 보고서와 자진 수거등의 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다.
기표원의 잘못된 대응은 미국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미국 FAA(연방 항공청)과 CPSC(미국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각각 9월 8일과 9일에 “갤럭시노트7 제품에 대한 충전 및 사용 중지를 권고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였으나, 기표원은 국내에서 계속해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 중지를 권고하는 내용의 성명을 일체 발표하지 않았다, 결국 삼성전자가 국가기관이 해야 할 사용 중지 권고를 대신하는 지경에 된것이다.
또 기표원은 캐나다에서 갤럭시노트7에 대한 리콜이 시작되는 9월 13일 1차 전문가회의를 소집,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갤럭시노트7에 대한 폭발 사고로 지목된 원인에 대해 결함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미 미국 정부기관이 사용 중지를 권고 하였는데도, 바삐 새로 교체하겠다는 ATL 배터리에 대한 안전 확인은 없이 휴대폰 본체에 대한 결함이 없다는 증명만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또한 기표원은 삼성전자의 공식적인 교환이 시작된 9월 19일에야 삼성SDI 배터리의 폭발 발생 원인에 대해 전문가회의를 통한 자체 원인 규명 작업에 착수, 삼성전자를 통해 정식으로 갤럭시노트7의 교환이 시작된 9월 21일이 돼서야 현장 조사를 통해 폭발 발생 원인을 확정하고, 새 갤럭시노트7에 탑재되는 중국 ATL 배터리에 대해 삼성SDI의 결함 배터리와 비교하며 안전함을 확인하였다.
기표원이 제출한 국내 리콜 절차도에 따르면, 자진 수거등의 계획서가 제출된 뒤 정부의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자발적 리콜을 승인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9월 19일 이루어진 리콜은 기표원의 ATL 배터리에 대한 공식적인 안전 확인 이전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기표원은 “리콜을 미뤘다가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폭발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리콜 선승인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기표원이 진심으로 추가적인 폭발사고를 우려했다면, 폭발사고 발생 직후부터 안전성조사를 포함하여 국민에게 사용 중지를 권고하는 적극적인 조치를 실시하고, ATL 배터리에 대한 안전 확인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시행했어야 했지만, 기표원은 삼성전자의 대응 뒤에 숨어 어떤 안전 조치도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우원식 의원은 “제품안전기본법은 소비자의 생명과 신체,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품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안전성조사를 실시 하지도 않고, 사건을 일주일 뒤에나 언론 보도를 통해 인지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라고 말했다.그는 또 “정부 기관은 기업의 이익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서 기업의 행동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다 처리해 줄 것이란 안일한 생각에서 비롯된 늦장 대응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