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올림픽에서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 김연아 갈라쇼 등을 보면 스포츠는 국민들에게 감동과 기쁨과 희망을 주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스포츠는 한국의 국가위상을 알리고 한국 상품도 알리는 좋은 마케팅이다.”
2012년 대한체육회 태릉선수촌장 시절 영국 런던 하계올림픽 한국선수단 총감독으로 종합순위 5위를 달성하는데 기여했고, 지난해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문화체육관광부2차관으로 발탁돼 업무를 보던 중 좋지 않는 오해로 중도 하차한 박종길 전차관이 지난 26일 저녁 서울 종로구 평창동 미국 콩코디아국제대학교 서울 분교 강의실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과정 수강생들에게 ‘스포츠와 국력’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먼저 박종길 전문화체육관광부차관은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 10위권에 들어간 것은 스포츠의 역할도 컸다”며 “올림픽, 월드컵 등에서 우리나라가 두각을 나타냈기에 외국 사람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게 되고, 우리나라 상품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고 널리 알리는데 체육의 역할이 컸다”며 “4대 메이저 대회를 유치한 국가가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월드컵대회, 세계선수권대회 등 4대 메이저대회를 유치한 나라”라고 스포츠 강국임을 강조했다.
박 전차관은 “1920년대 대한체육회가 창립돼 올해로 95년 째를 맞아, 이제 우리나라 스포츠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국민소득이 100불도 안된 60~70년대에는 우리나라 체육이 정말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어 "1970년도는 유치한 아시안게임도 경기장, 호텔숙박 등 기반시설이 없어 280만불의 벌금을 내면서까지 반납하는 했다"며 "이로인해 결국 제6회 아시안게임을 태국 방콕에서 치르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아시안게임을 반납한지 불과 2년 뒤인 72년 아시아 사격선수권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했고, 8년 후인 78년 태릉에서 세계 사격선수권대회를, 16년만인 86년 아시안게임을, 18년 만인 88년 올림픽을 치렀다”며 “88올림픽을 유치하면서 한강 주면에 둔치도 만들고, 체육시설도 만들어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박 전차관은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의 기초는 70년대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아시아 사격선수권대회, 세계선수권대회 등 사격 종목이었다"며 "사격은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 시발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는 “스포츠 시설로 유서 깊은 태릉선수촌에 대해 주변 문정왕후(태릉)와 경종(강릉)의 릉이 세계문화유산 지정돼, 이로 인해 문화재청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해 체육인들과 마찰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스포츠 시설인 태릉선수촌은 스포츠의 발상지이며, 체육에 있어 문화유산이고 요람”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대한체육회 태릉선수촌장, 런던올림픽선수단 총감독으로 올릭픽 세계 5위의 주역으로 문화체육관광부차관까지 올랐던 박종길 전차관은 런던올림픽과 관련해서도 한마디를 전했다.
그는 “런던올림픽에 갈 때는 10위를 목표로 했으나 5위를 했다”며 “5위는 어마어마한 성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다음으로 한국이었다”며 “동서독이 나눠질 때도 이들 나라를 넘지 못했는데, 바로 단일 독일을 제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런던올림픽에 가기 전, 태릉선수촌장을 하면서 선수들과 매일 합숙을 했고, 선수 입장에서 어려운 점을 해결했다”며 “지도자에게는 배려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박 전차관은 “이렇게 한국 스포츠가 발전을 했는데도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며 “안현수 선수의 러시아 귀화 문제, 선수 토핑테스트 선수 박탈, 체육계의 파벌과 기득권의 문제, 태릉선수촌 여자 레슬링 감독의 태릉선수촌 훈련 중 사망 등 체육계의 잘못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대한체육회 등이 이를 해결해야 한국 스포츠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소치올림픽으로 국민들의 열기가 한창일 때인 지난 2월 15일 태릉선수촌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다 갑작스레 숨을 거둔 고 김의곤 여자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의 명복을 빈다”며 “관리 소홀 탓으로 일어난 사건이니 만큼, 태릉선수촌장과 문화체육부차관을 지낸 사람으로 반성을 하며 영결식을 지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