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연방기관에 앤트로픽 기술 전면 중단 지시

시사1 박은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모든 연방정부 기관에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기술 사용을 즉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미 국방부가 AI의 군사적 활용 범위를 전면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앤트로픽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 갈등이 공개 충돌로 비화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급진 좌파적인 기업이 미군과 전쟁에서 어떻게 싸우고 승리할지 지시하도록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앤트로픽의 좌파 광신도들이 전쟁부(국방부)를 강압해 우리 헌법 대신 그들의 서비스 약관을 따르게 하려 했다”며 “그들의 이기심은 미국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모든 연방 기관은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즉시 중단하라”며 “우리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도, 원하지도 않으며, 다시는 그들과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기존에 앤트로픽 기술을 사용해 온 기관에는 6개월의 단계적 철수 기간이 주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기간 동안 앤트로픽은 협조적으로 행동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중대한 민·형사상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는 현재 미군 기밀 시스템에서 사실상 유일하거나 핵심적으로 활용 가능한 도구다. 또 국방부는 이를 향후 합법적인 모든 용도에 제한 없이 폭넓게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앤트로픽은 자국민에 대한 대규모 감시나 완전 자율무기 체계에는 자사 모델을 사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선을 긋고 있다.

 

이번 조치는 AI 기술의 군사적 활용 범위를 둘러싼 정부와 민간 기업 간 힘겨루기가 정권 차원의 제재로 확산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AI가 국가 안보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는 상황에서, 기술 기업의 윤리 기준과 정부의 안보 전략이 충돌할 경우 어떤 기준이 우선하는지에 대한 선례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연방정부의 AI 조달 정책 전반과 방산·테크 기업 간 협력 구도에 구조적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도 ‘안보 우선’과 ‘기술 윤리’ 사이의 균열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