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대법원 관세 제동에 ‘징벌적 관세’ 맞불

시사1 박은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계기로 기존 무역 합의를 번복하려는 국가들에 대해 더 강력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대법원 판결로 관세 정책에 제동이 걸렸음에도, 다른 법적 권한을 활용해 관세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어떤 나라든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을 이용해 ‘장난을 치려’ 한다면, 합의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와 더 나쁜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매자 주의!!!(BUYER BEWARE!!!)”라는 표현을 덧붙이며, 기존 관세 인하 조건으로 체결된 투자·구매 약속을 번복할 경우 책임은 상대국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이후 나온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 20일 해당 법률에 관세 부과 권한이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며 행정부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그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의 ‘글로벌 관세’ 포고령에 서명한 데 이어, 다음 날 이를 15%로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활용해 불공정 무역이나 국가 안보 위협과 관련된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관세 부과 권한이 여전히 대통령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관세 승인을 받기 위해 의회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며 “그 권한은 오래전에 이미 다양한 형태로 부여됐고, 이번 대법원 판결로 오히려 재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IEEPA 적용은 제한됐지만, 다른 무역 관련 법률에 따른 관세 부과는 합법적이라는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을 오히려 정책 추진의 근거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대법원이 특정 법률의 적용 범위를 제한했을 뿐, 다른 법적 권한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내세워 관세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무역 갈등을 다시 격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미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대미 투자나 구매를 약속했던 국가들이 협상 재검토에 나설 경우, 미국의 추가 관세와 이에 대한 보복 조치가 이어지면서 무역 긴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외교·경제 협상의 핵심 압박 수단으로 재확인하면서, 향후 주요 교역국들과의 무역 협상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