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구조물 이동…中 ‘한발 물러섰다’ 평가 속 경계도 여전

시사1 윤여진 기자 |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했던 구조물을 이동시키기로 하면서, 한중 간 해양 갈등을 둘러싼 긴장 국면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28일 이번 조치를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며 환영 입장을 밝혔지만, 이를 둘러싼 외교적·전략적 함의는 단순한 기술적 조치 이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해 잠정조치수역은 한중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구간으로, 어업 활동은 공동으로 허용하되 군사·시설 설치 등은 엄격히 제한됐다.

 

그럼에도 중국 측 기업이 관리플랫폼 형태의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한국 정부는 해양 주권과 안보 우려를 이유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번 이동 조치는 중국이 최소한 한국의 문제 제기를 외면하지는 않았다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이번 조치는 외교적 맥락에서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해당 문제를 직접 제기한 이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정상 간 소통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이 ‘자체 수요에 따른 이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체면을 살리면서 갈등을 관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단 이번 조치가 구조물 철거나 재발 방지에 대한 명확한 합의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도 분명하다. 중국이 이동 사실은 인정했지만, 잠정조치수역 내 구조물 설치 자체에 대한 문제 인식이나 제도적 재발 방지 장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가 “서해를 평화롭고 공영하는 바다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치 않다. 단기적 갈등 완화에 안주하기보다, 해양 권익 수호라는 원칙 아래 중국과의 협의 틀을 제도화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외교적 성과를 관리하면서도 경계선을 분명히 긋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한중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갈등이 불거지면 압박과 협상이 병행되고, 완전한 해결보다는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조정되는 방식이다. 중국의 구조물 이동은 분명 진전이지만, 서해를 둘러싼 해양 질서와 권익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지속적인 외교·안보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