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대응”…신안 좌초 여객선 267명 전원 구조

시사1 신유재 기자 | 전날 밤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대형 여객선 좌초 사고는 승객과 승무원 267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면서 2014년 ‘세월호 참사’와는 확연히 다른 결과로 마무리됐다. 당시의 뼈아픈 교훈을 바탕으로 한 당국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대형 인명 피해를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후 8시 16분경 제주에서 목포로 향하던 2만6000톤급 카페리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신안군 족도라는 무인도 인근 암초에 부딪히면서 발생했다.

 

해경 초기 수사 결과, 항해 책임자가 수동 조작이 필요한 협수로 구간에서 자동 항해 장치에 의존한 채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하다가 변침 시기를 놓쳐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배 앞부분이 섬에 올라탄 채 기울어지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선체 침몰이나 전복 위험은 없었다.

 

사고 접수 직후 해양경찰청은 즉각적인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해경 경비정 등이 현장에 급파됐고, 승객들은 선원들의 안내에 따라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구조를 기다렸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신속한 초동 대처와 현장 통제였다. 사고 발생 3시간여 만에 탑승객 전원(267명)이 무사히 구조되어 인근 항구로 이송됐다.

 

일부 승객은 가벼운 부상으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대규모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육지에 도착한 승객들은 “세월호 기억에 당황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당시의 아찔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는 초기 대응 실패와 부처 간 혼선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던 세월호 참사와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당시 세월호 유가족들은 무안 여객기 참사 등 최근 다른 사고들을 보며 “1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지만, 이번 신안 사고에서는 정부 당국의 체계적인 재난 대응이 빛을 발했다.

 

사고 선박은 사고 발생 9시간여 만에 자력으로 움직여 목포항에 입항했으며, 해경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수사전담반을 구성했다. 정치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원인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신안 여객선 좌초 사고는 부주의로 인한 인재였지만, 과거 참사의 교훈을 통해 발전된 재난 대응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