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1 장현순 기자 |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국내 AI 분야의 인재 육성과 관련 산업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대(총장 유홍림)에 사재 250억 원을 기부한다.
앞서 동원그룹은 AI인재 육성을 위해 대국민 경진대회인 'AI컴피티션'을 개최하는 등 동원그룹은 AI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1일 서울대 행정관에서 열린 기부 협약을 통해 향후 10년 간 해마다 사재 25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유홍림 총장을 비롯한 서울대 임직원과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김은자 동원와인플러스 부회장 등 김 명예회장의 가족들이 참석했다.
이번 기부는 대한민국이 AI 분야의 주도권을 잡아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관련 인재 육성과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김재철 명예회장의 신념에 따라 이뤄졌다. 올해 초 출간한 경영에세이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을 주제로 서울대서 강연한 김재철 명예회장이 AI 인재 육성의 절실함을 토로한 유홍림 총장의 뜻에 공감하면서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이번 기부를 통해 김 명예회장의 이름을 딴 ‘김재철AI클래스’를 설립하고 향후 10년 간 해마다 학부생 가운데 30명씩을 선발해 전액 장학금으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MIT, 스탠포드대, 카네기멜론대 등 해외 유수 대학과의 교환학생 및 글로벌 ICT 기업 인턴십을 지원한다. ‘김재철AI클래스’가 앞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핵심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플랫폼이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위대한 잠재력을 지닌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인프라 부족으로 학문 탐구의 기회마저 상실해선 안될 일”이라며, “우리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토대 마련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명예회장의 기부 역사는 반 세기 전에 시작됐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회사를 창업한 지 10년 만인 1979년, 사재 3억원을 출연해 동원육영재단을 설립하며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47년 여가 흐른 현재 김재철 명예회장의 이 프로젝트는 연구비∙교육발전기금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누적 1,1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AI 인재 육성을 향한 김재철 명예회장의 지원 약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한양대에 ‘한양AI솔루션센터’(30억 원) 설립을 추진했고, 2020년에는 카이스트에 ‘김재철AI대학원’(544억 원)를 설립하며 AI 인재 육성을 독려한 바 있다.
동원그룹도 회사 차원에서 AI 교육과 실무 적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9년에는 전 계열사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프로젝트를 도입했고 2020년에는 대표이사 직속의 AI 전담조직도 신설해 현재의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본부로 키워냈다. 이와 함께 2024년 사내 AI 경진대회에 이어 올해에는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AI컴피티션을 개최하기도 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우리가 젊은 시절엔 세계의 푸른 바다에서 미래를 찾았지만, AI 시대에는 데이터의 바다에 새로운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기부가 서울대에서 AI 인재를 키우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의 스승과 제자들이 힘을 모아 대한민국 AI 산업의 뿌리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대 유홍림 총장은 “AI산업 육성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드높일 수 있는 중대한 시기에 김재철 명예회장의 큰 결심에 경의를 표한다”며 “관악캠퍼스에 종합화를 이룬 지 50주년이 된 뜻 깊은 해에 서울대와 ‘김재철AI클래스’가 AI교육의 허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0일에는 동원그룹과 KAIST(총장 이광형)가 공동 주최한 대국민 AI 경진대회 ‘2025 동원 AI 컴피티션(Competition)’ 본선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의 우수 AI 인재와 기업이 AI를 매개로 미래를 예측하고 혁신을 모색하는 협력의 장이다. 동원그룹은 AI 기술 발전과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마련했다.
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이번 대회에는 총 135개 팀 669명이 예선에 참가했으며, 이 중 13.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10개 팀이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본선 진출팀들은 50여 일 동안 챗GPT 등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AI 활용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겨뤘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LLM 기반 소비자 유형(페르소나) 생성 및 신제품 수요 예측’이다. 이는 신제품 출시 전 잠재고객의 구매 의사를 AI로 미리 파악하고자 하는 기업의 니즈에 대한 도전 과제다.
참가팀들은 △연령·성별·가구 형태·월소득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 △가공식품 및 간편식(HMR) 선호도 △온라인몰 구매 후기 △구매 빈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의 소비자 페르소나를 생성했다. 이후 이를 통해 ‘동원맛참’, ‘리챔 오믈레햄’, ‘덴마크 하이그릭요거트’ 등 동원F&B의 신제품 구매 의사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 95%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특히 가상 페르소나 모델링을 활용한 수요 예측은 국내 최초의 시도로, 동원그룹은 해당 과제를 특허 출원할 계획이다.
심사는 KAIST 김재철 AI 대학원의 정송, 심현정, 김기응, 장동인, 신기정 교수와 서울대학교의 이준환 교수, 美 일리노이대학교 이문태 교수 등 학계 전문가와 PwC, 마이크로소프트, AWS(아마존), 삼성SDS 소속 AI 전문가들이 맡았다. 심사 기준은 완성도, 사업성, 창의성, 확장성, 설득력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뤄졌다.
한편 동원그룹은 AI 인재 양성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KAIST에 544억 원을 기부해 ‘김재철AI대학원’ 설립에 기여하는 등 AI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동원그룹은 지난해 자체 AI 플랫폼 동원GPT를 도입하고, 실습 교육과 사내 경진대회를 통해 임직원들이 업무 전반에서 AI를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AI가 몰고 오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 앞에서 AI 확산과 발전에 앞장서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