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1일 장동혁 당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에서 장외 집회를 열었다. ‘독재 정치 중단’이 집회를 연 이유다. 보수정당이 장외 투쟁에 나선 건 2020년 1월 후 약 6년 만의 일이다. 제1야당이기도 한 국민의힘의 이번 장외 집회 면면을 살펴보면 기가 막힌다. 김건희 특별검사의 자당 당원명부 압수수색을 비롯해 여권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반대,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공세 등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성격의 집회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해 주요 정치인이 강조했던 민생을 위한 집회인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금 국내 각계각층에선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큰 현안으론 한미정상회담 후속 협상 장기화이며, 통신사·카드사 해킹 논란을 꼽을 수 있다. 이 사안들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정부여당과 힘을 합쳐야 재발 방치 대책이 속히 나올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야당 탄압을 이유로 진행한 장외 집회는 국민적 신뢰를 받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모습은 여당 진영의 현장 행보와도 온도차를 보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대규모 해킹 사태가 발생한 KT·롯데카드 현장 조사에 나섰다.
국민의힘의 이번 장외 투쟁을 바라보며 장동혁 대표가 지난달 26일 당대표 당선 소감으로 밝힌 인사말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당시 장동혁 대표는 “바른 길이라면 굽히지 않고 전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금 장외 투쟁이 진정 바른 길일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