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이재명 대표에게 "반도체특별법안, 노동시간적용 제외 논의 중단"촉구

양대노총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반도체특별법안 노동시간 적용제외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양대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은 3일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노동시간 적용제외와 같은 반노동, 반인권적 논의에 헛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며 “시급히 우리 사회 저임금, 장시간 노동관행 근절, 우리 노동자의 일과 삶의 균형, 생명‧안전 확보를 위해 조속한 논의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반도체특별법 처리 여부는 향후 이재명 대표의 대선행보의 척도이자 가늠자가 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며 “실용주의, 성장주의 운운하며 종전 우리 노동자들과 약속을 저버리고 오로지 정권창출에만 혈안이 되어 친기업‧반노동 정책을 추진한다면 우리 노동자들의 눈에는 윤석열 정권과 매한가지일 뿐”이라고 밝혓다.
이어 “양노총은 우리 노동자들의 생명‧안전을 가지고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그 어떠한 정치세력과도 공조, 타협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양노총과 이천오백만 노동자 동지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강력 경고했다.
발언을 한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반도체 산업에 원‧하청 등 광범위한 간접고용이 판을 치며 치밀한 인사통제시스템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신음하고 있다"며 "노동시간을 단축시키고 고용환경을 개선해도 모자랄 판에 노동시간 규율에서 이들을 제외시킨다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며 "대신 반도체 노동자들의 생명‧안전을 확보하고, 원‧하청 등 기형적 고용구조를 개선하는 논의를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법안은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된 현행 주 52시간 상한제 등을 특정 산업의 근로자에게는 달리 적용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근로자의 건강・안전・인격 발현이라는 중대한 공익을 침해하고 있다"며 "근로자의 건강권 등 중대한 공익의 침해하는 방향으로 현행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이 제・개정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도 발언을 통해 "반도체특별법안 노동시간 적용제외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이재명 대표가 참여해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제외 등의 내용을 토론했다.
한편 양대노총은 ‘반도체특별법안’의 문제점으로 ▲강행적 노동법규 잠탈 및 무력화 ▲반도체산업을 위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무한정 확대 시행 중 ▲반도체 노동자 생명‧안전에 직격탄 ▲현행 근기법상 유연근무제로도 대처 가능 ▲노노갈등, 사회적불신 야기하는 경영계의 ‘화이트칼라 이그잼션(White Collar Exemption)’ 도입 요구 ▲노동관계법의 특수성과 운영원리를 몰각한 관련법제‧개정 시도 등을 지적했다.
다음은 양대노총 기자회견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반도체특별법안 노동시간 적용제외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오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통한 노동시간 적용제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노총은 구태의연하고 시대착오적인 노동시간 적용제외 도입 논의에 강력히 반대하며, 동 법안을 비롯해 노동자를 장시간 노동의 구렁텅이에 몰아놓고 생명‧안전을 내팽개치는 그 어떠한 시도에도 총력 대응할 것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지금 전세계는 AI 디지털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급변하는 세계 시장변화 속에서 노동시간을 늘려야만 생산성이 올라가고 국가경쟁력이 강화된다는 그 낙후된 발상 자체가 이미 우리나라는 국가경쟁력에서 한참 뒤쳐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전자와 달리 SK 하이닉스는 장시간 노동 없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시간 노동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어떠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사용자단체는 작금의 반도체 산업위기를 노동자의 게으름 탓으로 돌리고, 노동시간 규제가 강화된 것이 원인이라며 자신들 경영실패의 책임을 우리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법률상 핑계를 대고 있다. 그 얄팍한 책임회피는 그나마 지금 반도체 산업 최전선에 남아있는 핵심 고급인재들의 이탈과 유출을 가속화할 뿐이다. 진정으로 국가경쟁력을 도모하고 싶다면, 맨먼저 해야 할 일은 경영능력과 역량이 안되는 경영진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사업장의 장시간 노동 관행을 혁파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노동시간 적용제외와 같은 반노동, 반인권적 논의에 헛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시급히 우리 사회 저임금, 장시간 노동관행 근절, 우리 노동자의 일과 삶의 균형, 생명‧안전 확보를 위해 조속한 논의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더 나아가 지금 우리 사회 노동법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신음하고 있는 수백만 노동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도록 보편적인 노동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마련하기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이번 반도체특별법 처리 여부는 향후 이재명 대표의 대선행보의 척도이자 가늠자가 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 실용주의, 성장주의 운운하며 종전 우리 노동자들과 약속을 저버리고 오로지 정권창출에만 혈안이 되어 친기업‧반노동 정책을 추진한다면 우리 노동자들의 눈에는 윤석열 정권과 매한가지일 뿐이다. 양노총은 우리 노동자들의 생명‧안전을 가지고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그 어떠한 정치세력과도 공조, 타협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양노총과 이천오백만 노동자 동지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2025년 2월 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