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간책(離間策)은 소인배의 전유물(專有物)이 아니다
상당히 오랜 기간 남당통치자는 일부 주권을 포기하고 송나라에 귀속되어 왔다.
그러나 남당에도 앉아서 멸망하기만을 기다리려 하지 않는 신하들이 있었다.
중국을 통일하려는 조광윤에게 있어서 그들은 장애물이었다.
역사는 늘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970년(태조11) 남당 남도유수(南都留守) 임인조(林仁肇)가 이욱에게 건의했다.
「회남을 지키고 있는 송나라의 수비군은 많지 않습니다. 송나라는 이미 후촉을 멸망시켰고, 지금은 또 영남(嶺南)을 평정하기 위해 대군을 출동시켰습니다. 먼 길을 오느라 병사들이 지쳐있을 테니 지금이 공격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저에게 병마 수만을 주신다면, 수춘경(壽春經)에서 도강해 강북의 옛 지역들을 수복할 것입니다. 만일 송군이 토벌하러 온다면, 회남을 방어하면서 승부를 겨룰 것입니다.」
그는 이욱이 윤허하지 않을까봐 특별히 서약서를 제출했다.
「성공하면 이익은 나라의 것이고, 실패하면 멸족을 감수하겠습니다. 후회하지 않을 것을 폐하께 맹세하옵니다.」
남당의 뜻있는 신하인 임인조에게 반송(反宋)의 낌새가 있다는 것을 송태조 조광윤은 즉각 간파했다.
중국통일의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당의 반송(反宋)정서를 억제해야 했기 때문에 송태조는 남당의 호전분자 임인조를 제거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비록 속국과 종주국이라는 관계에 놓여 있지만, 임인조는 어디까지나 다른 나라의 장수였기 때문에 조광윤은 마음대로 체포해 참수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간책(離間策)을 이용해 임인조를 제거하기로 했다.
971년(태조12) 조광윤은 조공을 바치기 위해 입경한 남당왕 이욱의 동생인 한왕(韓王) 이종선(李從善)을 남당에 돌아가지 못하도록 억류했다.
조광윤은 그에게 최상의 대우를 해주었고 대저택을 하사해 편안하게 살도록 하고 태영군(泰寧軍)절도사로 임명했다. 동생이 송나라에 억류된데 대해 이해가 가지 않은 이욱은 조광윤에게 서신을 보내 동생의 귀환을 요청했다.
조광윤이 답장을 보냈다.
「종선(從善)은 다재다능하니 짐(朕)이 중용하려 하노라. 오늘날 남과 북은 한 식구인데 피차를 따질 것이 뭐가 있겠소? 삼가 안심하기 바라오.」
사실 조광윤이 이종선을 억류한 목적은 남당에 대해 반간계(反間計)를 쓰려고 하는데 있었다.
이종선이 왜 송나라에 억류되었는지 영문을 모르는 이욱은 끊임없이 사람을 보내 소식을 탐문했다.
그런데 조광윤은 사신으로 가장한 화가를 남당에 파견해 몰래 임인조의 초상화를 그려 오도록 하고 그 초상화를 내실에 걸어 놓았다.
조광윤이 이종선을 접견할 때 내정관리가 일부러 그 초상화를 가리키며 이종선에게 이 사람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임인조의 초상화를 보고 깜짝 놀라 그에게 연고를 물었다.
내정관이 일부러 우물쭈물하면서 말했다.
「이공(李公)께서 경성(京城)에서 벼슬을 하고 계시니 같은 조정관리끼리 실토해도 무방하겠소이다.
황상께서 임인조의 재주를 아껴 특별히 조명(詔命)을 내려 경성에서 벼슬을 하도록 했소이다.
임공(林公)도 조명에 따르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빨리 오기가 불편해서 먼저 이 초상화를 보냈다고 합니다.」
이종선은 이 말을 곧이듣고 남당에 급히 사람을 보내 이 사실을 알렸다. 이 소식을 들은 이욱은 화를 참지 못하고 연회석상에서 임인조를 독살했다.
손자(孫子)는 이간계(離間計)를 세분하고 있다.
“이간계에는 5가지 방법, 즉 인간(因間), 내간(內間), 반간(反間), 사간(死間), 생간(生間)이 있다. 이 5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면 적이 오리무중에 빠지게 된다.
이는 신비하고 오묘한 이치이며 군주의 법보(法寶)인 것이다.” 남당의 남도유수 임인조는 용맹하고 싸움을 잘하며 평소 명망이 높았으나, 송조의 통일대업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화근이었다.
조광윤은 병졸 한 명 동원하지 않고 교묘하게 이간책을 이용해 천리 밖의 명장을 제거했다.
여기에서 사용된 병법은 적국의 사람을 이용하는 인간지책(因間之策)이었다.
전반적인 남당전략을 볼 때, 조광윤은 나약한 남당왕을 이용해 남당이라는 강한 적국을 안심시키는 목적을 달성했으며, 따라서 우환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먼 곳의 번진, 제후들을 순조롭게 평정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