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피규어 팔아 17억 챙긴 父子 쇠고랑

 

배트맨, 아이언맨 등 유명 캐릭터 피규어를 저렴하게 판다고 속여 1600여명으로부터 17억 상당을 가로챈 피규어 판매 웹사이트 운영자가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2013년부터 약 3년간 인터넷 피규어 판매 사이트에서 배트맨, 아이언맨 등 유명 피규어를 약 30% 저렴하게 판다고 속여 1655명으로부터 17억4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사이트 운영자 김모씨(46)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또한 김씨의 사기범행을 알고도 통장 등을 빌려줘 범행에 도움을 준 혐의(사기방조)로 사이트 대표자이자 김씨의 아버지인 김모씨(74)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이트 운영자 김씨는 2013년부터 지난달까지 인터넷 피규어 판매 사이트를 통해 유명 피규어를 '특가예약, 신상출시', '가격상승, 조기마감' 판매한다는 허위광고를 한 뒤 1655명으로부터 17억4000만원을 아버지 김씨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는 아버지 명의로 사업자등록과 통신판매업 신고를 한 뒤 시세보다 약 30% 저렴하고 다양한 피규어 물품 등을 내세워 일부 인원들에는 피규어를 배송해주는 수법을 썼다.

 

사기 전과 2범인 김씨는 주문받은 신상품 피규어를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특가예약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고 속여 신용카드 결제 없이 현금으로만 입금받아 돈을 가로챘다.

 

김씨가 제시한 피규어의 가격은 적게는 10여만원에서부터 900만원에 이르렀다. 가장 많이 피해를 본 사람은 약 5800만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그렇게 가로챈 돈을 1억 상당의 캐딜락과 국산승합차 할부금으로, 나이트클럽에 다니면서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한편 경찰 신고를 하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일명 '돌려막기' 수법을 사용해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주문받은 돈으로 대신 환불처리를 하면서 경찰 신고를 무마하거나 지연했다.

 

그리고 김씨는 경찰 수사 중에도 주문 받은 피규어 물품이 없음에도 인터넷으로 허위 광고글을 계속 게시하고 신규 가입자들을 속이기 위해 인터넷 문의 게시판의 글들을 무단으로 삭제하기까지 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통장 잔액이 3만9000원이라는 점에서 생활고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면서 "김씨의 추가 범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압수한 피규어 예약 주문 내용과 계좌분석으로 추가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