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1 김기봉 기자 | 지난해 국내 1인 가구가 처음으로 8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전체 가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커지면서 소득·소비·여가 패턴도 독자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다만 경제적 여건의 제약과 낮은 사회적 관계 만족도 등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년 대비 2.8%(21만6000가구) 증가했다. 1인 가구는 2019년 600만 가구, 2021년 700만 가구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800만 가구 선까지 넘어섰다. 전체 가구 대비 비중도 36.1%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연령·성별 구성에서는 70대 이상을 제외하면 30대 남성이 87만8000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결혼 연령이 계속 늦어지며 미혼 남성 중심의 1인 가구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경기(177만5000가구·22.1%)가 가장 많았고, 서울(20.6%), 부산(6.8%), 경남(6.2%) 순이었다.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셈이다.
경제적 지표는 상대적으로 열위한 구조가 드러났다. 지난해 1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3423만 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지만, 전체 가구(7427만 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168만9000원이며 주거·수도·광열(18.4%), 음식·숙박(18.2%), 식료품·비주류 음료(13.6%), 교통·운송(10.6%) 순으로 지출이 집중됐다. 월평균 보건지출은 12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여가 활동은 뚜렷하게 정적 성향을 보였다. 1인 가구의 주말 여가 시간 중 동영상 콘텐츠 시청 비중이 75.7%에 달했으며, 컴퓨터 게임·인터넷 검색도 22%를 차지했다. 페이스북·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 이용 시간이 길어지며 ‘콘텐츠 중심의 고립형 여가’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회적 관계 지표는 더 취약했다. 1인 가구 중 인간관계 전반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1.1%로 전체 인구(55.5%)보다 4.4%포인트 낮았다. 몸이 아플 때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31.1%로 높았으며, 평소 외로움을 느낀다는 비중도 48.9%로 전체 인구(38.2%) 대비 10.7%포인트 높았다. 우울할 때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는 응답도 26.5%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가 단순한 생활 방식 변화가 아니라 소비·노동·복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화”라며 “특히 정신 건강·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