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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훈의 詩談/29] 윌리엄 블레이크 ‘옛 시인의 목소리’

즐거움에 찬 젊은이여, 이리로 오라,

 

그리하여 열리는 아침을,

새로 태어나는 진리의 이미지를 보라.

 

의심은 달아났다 이성의 구름도

어두운 논쟁도 간계한 속임수도 달아났다.

 

어리석음이란 일종의 끊임없는 미로,

얽힌 뿌리들이 진리의 길을 어지럽힌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거기에 빠졌던가!

 

그들은 한밤 내 죽은 자들의 뼈 위에 걸려 넘어지고,

근심밖에 모른다고 느끼면서,

다른 사람들을 인도하려고 한다

 

그들이야 말로 인도를 받아야 할 것이면서도.

 

-윌리엄 블레이크, 시 ‘옛 시인의 목소리’

 

이번 칼럼에서는 영국의 시인이자 미술가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 옛 시인의 목소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1757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블레이크는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의 세계를 살았던 인물이다. 신고전주의 시대를 살아간 장본인인 셈이다.

 

블레이크 시인의 이 작품은 현상유지를 거부하는 노력 속에서 시작의 근본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를 고찰했음이 문학계의 전언이다. 어려우면 어려울 수 있는 이 시를 통해 저자는 “요즘 세상살이를 보면 장님이 길을 안내하고, 함께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것 같다. 또 청렴결백한 청백리를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들이닥쳤음을 우려했다. 이런 우울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저자는 이 시를 통해 “그들이야 말로 인도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를 소개하는 이유는 최근 국민의 공분을 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과 연관이 깊다. 이 논란은 이달 초 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등 자사 사업 계획과 연관 있는 지역에 집단 투기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공정하지도, 평등하지도, 정의롭지 못했다. 공정과 평등, 정의를 갈망하는 우리 국민들 가슴에 공직계가 불을 지른 것이기도 하다. 미래세대에게 떳떳한 문화를 이어주기 위해 우리는 많은 고찰을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국민적 공분을 유발할 사건은 도미노 현상처럼 줄줄이 발생할 것이다.

 

“어리석음이란 일종의 끊임없는 미로, 얽힌 뿌리들이 진리의 길을 어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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