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포스트 메뉴

[우태훈의 詩談/28] 우태훈 ‘우포늪의 저녁 노을’

저녁 노을 만큼이나 아름다우신 단미님

아이들 손잡고 가보자 저 멀리까지

 

겨울 철새 떼처럼 우리도 가는 거야

올망졸망 모여서 사랑얘기 나누는

철새 떼처럼 우리도 가보는 거야

 

최선을 다한 하루 이제는

서산 너머에서 쉬렵니다

 

호수에 잠긴 화왕산

빛이 있고 노을이 있고

호수가 있어 뜨거운 정열로

 

나의 가라앉음 노을로 솟네

 

내가 가면 철새들도 날아가겠지

일몰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하염없이 너를 보네

 

아쉬움을 달래며

산 위에 쉬었다가네

희망찬 내일을 약속하며

 

-우태훈, 시 ‘우포늪의 저녁 노을’

 

이번 칼럼에서는 필자의 등단시기 작품인 ‘우포늪의 저녁 노을’이라는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청록파 시인 중 한 분인 박두진 시인의 추천을 받은 황금찬 시인으로부터 시 창작 지도를 받고, 황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우포늪의 저녁 노을 역시 청록파 시인들이 ‘자연을 바탕으로 인간의 염원’을 다뤘듯 표현하기 위해 작성한 작품이었다. 5연 ‘나의 가라앉음 노을로 솟네’, 6연 ‘내가 가면 철새들도 날아가겠지’ 등이 이를 방증한다.

 

이 시를 소개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요즘 코로나로 발길이 묶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에 위로를 주기 위함이다. 현 시국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지 못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되풀이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때때로 휴식을 취하면서 내일을 위한 재충전을 해야 한다. 그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팠다.

 

아울러 이 시의 무대가 되는 우포늪은 매우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유한 우리나라의 보존습지다. 1933년엔 천연기념물 15호로 지정됐다. 이 늪엔 논병아리, 백로, 왜가리, 고니 등 조류와 가시연꽃, 창포, 마름 등 총 342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기도 한다.

배너

포토뉴스

더보기